밸류업 수혜 금융주…계엄 폭탄 맞고 ‘와르르’

외인 불안 심리 증폭…지분율 높은 금융주 ‘흔들’ 정부 추진 밸류업 빨간 불…우등생 주식 주가↓

2024-12-04     장석진 기자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제공.

올 초부터 정부가 추진해온 ‘밸류업’의 우등생이자 수혜주로 꼽혀온 금융주가 계엄 선언 및 해제라는 일련의 사태를 겪은 후 열린 주식시장에서 급락하며 철퇴를 맞고 있다. 뜻밖의 사태에 대한 외국인들의 불안 심리로 외인 비중이 60~80%에 이르는 금융주가 직격탄을 맞는 모습이다. 정부가 추진해온 밸류업 추진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4일 밤 사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언과 국회 표결에 따른 계엄 해제 소동을 겪은 후 열린 주식시장에서 금융주 낙폭이 시장 평균을 하회하며 급락 중이다.

오전 10시 30분 현재 금융업 지수가 -3.33%, 보험주가 -4.75% 등 코스피(-1.90%) 대비 하락률이 큰 상황이다.

주요 종목들은 오전 한때 KB금융(-7.11%), 신한지주(-5.50%), 하나금융(-6.82%), 우리금융지주(-4.01%) 등 급락하다 시간이 지나면 소폭 되돌림을 보이는 상황이다.

생명보험사 1위 삼성생명(-5.32%), 손해보험사 1위 삼성화재(-6.785) 등 그동안 우수한 실적과 밸류업 이슈가 맞물리며 주가가 고공행진하던 회사들의 낙폭이 도드라졌다.

한 증권사 WM센터장은 “아무래도 외국인 비중이 높았던 종목들이 영향을 많이 받는 상황”이라며, “이를 인식한 개인들도 추가 매수 기회로 삼을지 아니면 주식을 팔아야 하는지 문의가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신들은 일제히 한국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계엄령, 다음은 헌정 위기?’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다는가 하면, 뉴욕타임즈는 ‘계엄령 선포로 시험대에 오른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의 핵심 동맹’, ‘한국의 지도자, 윤 대통령은 누구인가?’ 등의 제하 기사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 영국 교수의 발언을 빌어 “국회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대통령의 무능함과 여당 내부 갈등 노정”이라는 원색적인 평가를 소개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한국의 원화 가치가 윤 대통령 계엄 선포 이후 폭락한 상황을 다뤘다.

이날 코스피는 2442.46%(-2.31%)까지 밀리다 10시 50분 현재 2451.84%(-1.93%)로 소폭 낙폭을 만회하고 있고, 코스다지수는 671.60%(-2.78%)까지 하락하다 같은 시각 674.72(-2.33%)로 소폭 회복하고 있으나 회복에 속도가 걸리는 상황이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새벽 한때 1446.50원까지 급등하며 원화 약세가 극에 달했으나 이날 1418.1원으로 출발한 이후 오전 11시 현재 1414.90원으로 소폭 진정세를 보이는 양상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1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 등 시장 안정 조치가 언제든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