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금융회사 연초 다짐 이행도] ➅ 카드사

BC카드 최원석 대표 연임 신한·KB·하나·삼성카드 교체

2024-12-17     조성진 기자

2024년 청룡의 해(甲辰年)가 저물어가고 있다. 쉬웠던 해는 없었지만 올해 만큼 다사다난 했던 해도 손에 꼽는다. 코로나19 기간 늘어난 유동성을 바짝 조여오던 글로벌 금융시장은 고금리 장기화에 내수 부진을 야기했고. 이를 되돌리는 첫 발을 뗀 해가 2024년이다. 재선에 성공한 트럼프 2.0 시대의 도래, 추격해오는 중국, G2의 무역 전쟁 속에 수출국 한국은 위험에 처해 있다. 여기에 연말 불어닥친 계엄 소동은 금융시장에 또 다른 짐을 주고 있다. 위기의 2024년 각 금융 업권별 주요 기업들의 신년 다짐 이행도를 살펴보며 2025년 나아갈 길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최원석 BC카드 대표. BC카드 제공.

금융업권 중 가장 혹독한 시간을 지나고 있는 카드업계에선 다수의 카드사들이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최원석 BC카드 대표는 연임에 성공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하나카드는 새 대표를 맞이한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수익성과 전략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날 최원석 BC카드 대표는 연임에 성공했다. 최 대표는 모기업이 가진 데이터 경쟁력과 자회사인 케이뱅크가 경쟁력을 가진 가상자산 연계 비즈니스 등을 아우를 수 있는 금융과 데이터 융합 사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BC카드는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1293억원을 거뒀다. 1년 전과 비교해 85.8% 증가했다. 순이익 증가폭 2위인 하나카드 44.7%, 3위 KB국민카드 36.0%, 4위 삼성카드 23.6% 등을 크게 앞섰다.

올해 4월 취임한 박완식 대표의 경우 시장 점유율 증대를 주문했다. 이에 우리카드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증가한 1402억원을 기록했다. 순영업수익은 10.4% 상승한 7383억원을 달성했다 .

독자가맹점 사업도 순항하며 200만 점을 돌파했고, 올해 말까지 210만 개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또한,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을 4억 달러 규모로 발행하며 장기 저리 자금 조달에 성공해 금융 안정성을 높였다 .

우리카드 관계자는 “트렌디한 카드 라인업 강화와 디지털 결제 서비스 ‘우리페이’ 재구축을 통해 고객 편의성을 개선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박창훈·김재관·성영수 신한·KB·하나카드 신임 대표 내정자.

반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하나카드는 수장이 바뀐다. 신한카드는 문 대표를 이어 회사를 이끌어 나갈 차기 대표로 박창훈 페이먼트그룹 본부장을 내정자를 선정했다. 

1968년생인 박 내정자는 신한카드에서 ▲회원기획팀 ▲영업추진팀장 ▲신성장본부 부장 등을 역임했다. 문동권 대표가 올해까지 이끈 신한카드는 올해 견고한 실적 달성을 기록했다. 신한카드는 2024년 3분기 결제액 50조1654억원을 기록하며 지속 성장세를 보였다. 신용카드 결제액은 42조5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체크카드 결제액도 8조1122억원으로 7.9% 증가했다. 

신한카드 통합 멤버십 회원 수는 3287만 명으로 전년 대비 5.0% 증가했으며, 모바일 앱 통합 월 사용자 수(MAU)는 1254만 명으로 7.0% 증가했다. 디지털 결제금액은 39.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으며, 신한쏠페이 회원 수는 1777만 명으로 7.3% 증가했다.

이창권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본업 내실 성장을 강조하며 "‘진짜 용은 숨어서 일어난다’는 자세로 조용히 실력을 키워 목표를 이룰 것"이라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KB국민카드는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370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6.0% 증가를 달성했다. 개인 및 법인 고객의 성장세와 비용 효율화가 주효했으며, 법인카드 실적은 18조6000억원으로 업계 1위를 유지했다.

또한 KB페이 모바일 앱 가입자 수 1300만 명을 돌파하고 MAU 800만 명을 달성하며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했다. 또한 AI 마케팅 시스템(AIMs)을 도입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신용카드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고객 만족 측면에서도 국가생산성대상 대통령 표창 수상과 국가고객만족도(NCSI) 3년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성과를 인정받았다.

그동안 이창권 대표가 리드한 KB국민카드는 김재관 KB금융지주 재무담당(CFO) 부사장을 차기 내정자로 지목했다. 

하나카드의 경우, 차기 하나은행장에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가 발탁되면서 성영수 현 하나은행 부행장이 신임 카드사 대표로 내정됐다. 성영수 내정자는 1965년생으로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하나은행에서 경기영업본부장, 외환사업단장, CIB그룹장을 거쳐 현재 기업그룹장으로 재임 중이며, 하나금융지주의 그룹CIB부문장도 겸임 중이다.

하나카드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7% 증가한 1844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7% 증가한 678억원을 달성했다. 실적 개선은 국내외 결제액 증가, 연회비 수익 확대, 판촉비 절감 효과가 주효했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 총채권 연체율은 1.82%로 전분기 대비 소폭 개선되며 자산 건전성도 뚜렷하게 향상됐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해외여행 특화 상품 트래블로그 시리즈 등 고객 수요에 맞춘 특화 서비스 강화가 실적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이태 삼성카드 대표 내정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한편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기대보다 염려가 크다. 삼성카드는 김대환 대표 임기가 1년 이상 남았지만, 김이태 삼성벤처투자 사장을 새로운 대표 내정자로 선택했다. 

삼성카드는 건전성 관리를 위해 일부 업종에서 영업을 축소하면서 개인 신판 이용금액이 감소했다. 올해 4월 삼성카드의 국내·외 개인 신판 총이용액은 9조9231억 원으로 전달 대비 9.4% 감소했다. 

삼성카드의 디지털 전략 역시 혁신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2022년 4월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출시한 통합 생활금융 플랫폼 모니모를 출시했다. 모니모 앱은 500만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개별 계열사 앱에서 일부 기능을 이관한 영향에 최근 1년간 300만명대에서 500만명대로 늘긴 했지만 삼성금융 전체 회원수가 2300만 명인 것을 놓고 봤을 때 아쉬운 수준이다.

정태영 부회장의 현대카드는 지난해 애플페이 도입에 앞장섰지만, 도입 2년이 다 되어가든 현재 시점에서도 여전히 교통카드 기능은 사용할 수 없다. 오히려 최근 회사는 삼성전자와의 상표권 분쟁에서 패했다.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현대카드의 상표 등록이 자사의 갤럭시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특허심판원에 등록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현대카드는 갤럭시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단어일 뿐이고, 도메인 등 갤럭시와 구별되는 단어를 결합했기 때문에 소비자가 혼동할 가능성은 낮다고 맞섰다.

특허심판원은 현대카드가 갤럭시에 추가한 도메인이나 노스 등 단어 자체도 독자적인 식별력이 부족하고, 상표의 지정상품 대부분도 삼성전자의 갤럭시 관련 제품군과 경제적으로 밀접히 연관돼 있다고 결론 내렸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단순히 현상유지하는 보수적인 경영을 보인 카드사 수장들은 자리 수성에 실패했다"며, "내수가 심각한 상황으로 가고 있고 대출 연체율에 빨간불이 들어오는 등 내년은 더욱 치열할 한 해를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초 업계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 카드 수수료율 조정 등을 기대했으나 연말 뜻하지 않은 계엄 및 탄핵 사태가 나오며 경제가 더욱 어려움에 빠지면서 오히려 상생활동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지는 분위가"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