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2025년 ‘디지털 혁신·내부통제’ 강조
주요 금융지주, 기술혁신·고객 신뢰 회복 방점
2025년을 맞아 주요 금융기관들은 디지털 혁신과 내부통제 강화를 핵심 과제로 삼고 조직 개편과 경영 전략을 수립했다. 특히 주요 금융사 수장들은 디지털 혁신과 조직 변화, 내부통제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올해 디지털 플랫폼과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지털혁신부’를 신설하고, 금융 AI 센터를 확대해 생성형 AI를 비즈니스에 접목한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어느때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과 격변이 예상되는 상황으로 고객과 시장의 불안감을 상쇄시킬 수 있는 ‘견고한 신뢰와 안정감’을 보여줘야 한다”며 “지난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흔들림 없이 이행할 것이며, 고객이 안심하고 KB를 믿고 거래할 수 있도록 주주와 고객의 가치제고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따뜻한 파트너십을 지속하겠다”며 “이종 업종, 빅테크, 플랫폼 기업과 함께 살아가고, 성장하는 공동의 생태계를 조성하여 돌봄사업과 소상공인 지원 등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조직의 슬림화를 위해 부문·담당 체계를 강화하고, 준법감시인 산하 조직을 대표이사 직속의 소비자보호담당(C-level)으로 재편하여 내부통제 효율화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양 회장이 디지털 플랫폼과 AI 경쟁력 강화를 강조한 것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디지털 금융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시장에 진출하며 경쟁이 격화되고, 생성형 AI 등 신기술이 금융 서비스의 차별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KB금융은 AI 기술을 비즈니스에 접목함으로써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동시에, 금융사고와 소비자 보호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면서 내부통제 체계의 정비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양 회장은 이를 조직 개편을 통해 해결하려는 계획을 제시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2025년은 그룹 출범 20주년을 맞는 중요한 해”라며,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을 통해 백년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우리는 생존을 위해 얼마나 절실하게 뛰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내실을 다지고 본연의 업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위기 극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부족한 손님 기반을 확충하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효율적인 비용 집행으로 지속 가능한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각 국가와 지역에 맞는 맞춤형 전략을 통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확대하고, 미래금융과 기술혁신을 위한 투자와 제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신년사에서 “2025년은 ‘신뢰받는 우리금융’으로 거듭나기 위한 중요한 한 해”라며 그룹 경영목표로 “내부통제 혁신, 핵심 경쟁력 강화, 그룹 도약 기반 확보”를 제시했다.
임 회장은 “지난해 경험한 여러 위기와 사고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내부통제 체계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윤리적 기업문화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은행과 비은행 자회사들의 핵심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과 자본시장 분야에서의 체질 개선을 통해 그룹의 수익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시장 트렌드 변화 속에서도 고객 일상에 깊이 스며드는 서비스를 통해 시장 변화를 선도하겠다”며, “그룹 시너지와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금융 영역에 도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최신 디지털 기술을 내재화해 금융 서비스에 접목시킴으로써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하고 금융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플랫폼 솔루션의 차별화를 통해 고객 접점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만드는 일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빈틈없는 내부통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라면서, “올해를 내부통제 완성도를 높이는 한 해로 삼아 체계를 고도화하고 모든 임직원들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각 금융협회 회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금융산업의 안정과 혁신을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은행은 위기 시 경제의 방파제로서 충격을 흡수하고, 질서 있는 구조조정을 지원해 경제생태계에 재기의 씨앗을 뿌리는 중대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며 “은행이 방파제로서 기본을 다하려면 건전성과 유동성을 더욱 엄격히 관리하면서 ‘비 오는 날 고객과 우산을 함께 쓰고 걸어나갈’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은 “2025년에도 손해보험산업이 맞이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며,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의 보험금 누수 문제 해소, 소비자 신뢰 회복 등 산적해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관심과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은 “생보산업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전통적인 보험상품을 넘어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라는 막중한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며, “연금상품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은 “디지털 금융과 건전성 관리를 강조하며, 디지털 혁신 금융 생태계 조성을 위해 오픈 파이낸스 인프라 구축을 통해 새로운 금융 서비스 개발을 촉진하고, 금융-비금융 간 융합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주요 6대 은행에서 지난해 총 41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내부통제 관리의무 위반 관련 제재 운영지침’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