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초읽기..가상자산 시장 향배는?

한국, 규제완화 검토하며 대응 실물자산 연계(RWA) 활용 기대 확산

2025-01-14     조성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제공.

2025년 가상자산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 정부가 보유 중인 가상자산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보유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공약과 반대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트럼프 차기 정권에 대응하기 위해 법인계좌 허용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13일(현지시간 기준) 주요외신 보도에 따르면, 현재 미국 법무부는 다크웹 ‘실크로드’에서 압류한 약 9조500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 6만9370개를 시장에 매물로 내놓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차기 대통령의 비트코인 전략자산화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투자자들은 미국 정부의 비트코인 매각 가능성이 트럼프 차기 대통령의 비트코인 전략자산화 정책 추진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닐지에 대해서도 우려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 선거 운동을 하던 지난해 7월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 참석해 “내가 당선되면 미국 정부는 비트코인을 절대로 팔지 않을 것”이라며 “비트코인을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지정하고 미국을 비트코인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법무부의 비트코인 매각 검토 규모가 약 9조5000억원이라는 점에서 유동성을 한꺼번에 공급하며 가격 변동성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가 실제 대통령직에 오른 후에는 해당 매각을 취소하거나 정책 방향을 재조정할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에 당분간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픽사베이 제공.

트럼프 차기 정부 출범에 발맞춰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 법인계좌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 

최승호 쟁글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스트레이트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법인 계좌의 점진적 허용은 국내 암호화폐 시장에 대규모 자금 유입을 이끌며 많은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특히 테더(USDT), USD코인(USDC) 같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이 법인 계좌를 통해 기업과 기관이 접근할 수 있게 되면 국경 간 결제 및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이미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비자의 거래 대금을 추월한 스테이블 코인의 활용도가 법인 계좌 허용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이에 따라 글로벌 비즈니스 기회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쟁글은 “법인 계좌 허용이 스테이블 코인과 RWA 시장 모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입장이다. 실물자산 연계 토큰(RWA)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실물 자산을 디지털화한 토큰을 의미한다. 

최 연구원은 또한 RWA 시장에 대해 “법인 계좌 허용이 단기적으로 직접적인 수혜를 제공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산 유동화와 기관 자금 운용의 안정성 제고를 통해 시장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실물 자산을 디지털화하는 과정에서 금융 및 기술적 기반이 강화되면 RWA 시장이 구조적으로 성장할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이 실물 자산과 연계된 투명성과 신뢰도를 제공하며 투자자 기반을 확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김민승 코빗리서치센터장은 “가상자산 법인 계좌 허용은 법인이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기본적인 선결 조건”이라며 “국내 기업이 RWA나 스테이블 코인 사업을 진행하려 할 경우, 법인 계좌가 없으면 사업 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주요 증권사들은 가상자산 관련 사업 준비에 나서며 시장 확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도 신년사에서 “가상자산 시장은 미래 금융 시스템에서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이를 지원할 법적·제도적 환경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최근 빗썸은 기존의 연계은행인 농협을 KB국민은행으로 변경하며 서비스 확대와 신뢰도 제고를 꾀하고 있다. 이는 업비트와의 경쟁 구도에서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편 업비트는 이미 시장 점유율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 혁신과 법적 안정성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