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고양창릉지구...1억 오른 분양가, “청약 포기 우려”

불확실성에 민간 분양 물량 대폭 감소 분상제 3기 신도시 4개 지구 본청약 본청약 분양가, 사전청약 대비 1억↑

2025-02-06     김태현 선임기자

올해 부동산시장은 건설사 수익성 악화, 프로젝트 파이낸싱(PF)발 위기, 공급 물량 부족, 서울・수도권 vs 지방 부동산시장 양극화, (악성)미분양 및 경매 매물 증가,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대출 규제,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 등 각종 리스크로 인해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공급 부족 현상이 두드러진다. 2020년 36.6만 가구였던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2021년 38.7만 가구, 2022년 35.9만 가구로 37만 가구대를 유지했지만, 2023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21.2만 가구, 22.2만 가구(실제 분양 물량)로 대폭 줄어들었다.

올해는 14만6130가구(수도권 8만5840, 지방 6만290)로 전년 대비 34.2%나 줄어들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각종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1월 말 현재 전체 물량 중 33%에 해당하는 4만8227가구가 분양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입주 물량 역시 26만3330가구로 지난해 36만2132가구 대비 27.3%(9만8802가구) 감소했다.

이처럼 민간 분양 물량이 대폭 줄어드는 가운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공 분양 물량이 본청약 일정에 들어간다.

4일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 인천계양지구에 이어 고양창릉지구, 하남교산지구, 부천대장지구, 남양주왕숙지구 등 3기 신도시 8000가구가 올해 순차적으로 본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용 55㎡ 단일 주택형으로 구성되는 3기 신도시 고양창릉지구 A4블록의 조감도. LH

분양가 1억 높아져...청약 포기 우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동산동, 용두동, 원흥동 일원 789만㎡ 부지에 조성되는 고양창릉지구 3개 블록(A4・S5・S6) 총 1792가구가 1월 31일부터 본청약에 들어갔다. 이중 사전청약 물량을 뺀 일반공급 물량은 A4블록 186가구, S5블록 126가구, S6블록 79가구 등 391가구다.

이번에 공급되는 3개 블록은 서울 은평구, 마포구와 가까운 입지가 가장 큰 강점이다. 자유로와 제2자유로, 서울-문산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울 도심 접근성이 좋다. GTX-A노선 창릉역도 2030년 개통 예정이다.

3개 블록의 사전청약 평균 경쟁률은 A4블록 6 대 1, S5블록 43 대 1, S6블록 26 대 1이었고,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주택형은 165 대 1을 기록한 S5블록의 84㎡형이었다.

고양창릉지구 이후 본청약은 하남교산지구(1120가구)와 부천대장지구(1960가구)가 올해 상반기에, 3기 신도시 중 3070가구로 규모가 가장 큰 남양주왕숙지구는 하반기에 예정돼 있다.

그러나 원자재 값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사업비 증가로 4개 지구의 본청약 분양가가 사전청약 분양가보다 최대 1억 가까이 높아져 실수요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지난해 9월 사전청약을 실시한 인천계양지구에서 청약 포기가 속출했다.

이 지구 A3블록 내 신혼희망타운 전용면적 55㎡형의 경우, 사전청약 분양가는 3억3980만원이었지만, 본청약 분양가가 19%(6500만원) 오른 4억480만원으로 확정됨에 따라 사전청약 당첨자 236명 중 44.9%에 달하는 106명이 본청약을 포기한 바 있다. A2블록도 본청약 분양가가 5억7000만원으로 16% 상승함에 따라 42% 가까운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했다.

동양동의 K 공인중개사는 “인천계양지구의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한 이유는 실수요자들의 입지 선호도와 비교할 때 분양가 인상분이 컸기 때문”이라며 “3기 신도시 다른 지역에서도 본청약 분양가가 예상보다 비싸진다면 똑같은 청약 포기 사례가 재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양창릉지구의 사정 역시 마찬가지다.

이 지구 A4블록은 신혼희망타운으로 전용 55㎡ 단일 주택형으로 구성된다. 총 603가구 중 사전청약 물량을 뺀 일반공급 물량은 186가구인데, 2021년 11월 문재인 정부 당시 4억7290만원이었던 사전청약 분양가가 17.1%(8085만원) 상승한 5억5375만원으로 확정됐다.

S5블록은 사전청약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단지다. 전용 51㎡형, 59㎡형, 74㎡형, 84㎡형 등 4개 주택형으로 구성된다. 총 759가구 중 사전청약 물량을 뺀 일반공급 물량은 126가구인데, 평균 분양가는 51㎡형 4.8억원, 59㎡형 5.5억원, 74㎡형 6.8억원, 84㎡형 7.7억원이다. 84㎡형의 경우, 사전청약 분양가는 6억7300만원이었지만, 본청약 분양가는 7억7289만원으로 확정됐다.

S6블록은 전용 59㎡형, 74㎡형, 두 주택형으로 구성된다. 총 430가구 중 사전청약 물량을 뺀 일반공급 물량은 79가구로, 평균 분양가는 59㎡형 5.7억원, 74㎡형 7.1억원이다. 74㎡형의 경우, 사전청약 분양가보다 14.6% 오른 7억1149만원으로 확정됐다.

사전청약에서 실수요 선호도가 가장 높았던 3기 신도시 하남교산지구의 조감도. 국토교통부

하남교산지구, "본청약 분양가 14~20% 선 인상" 예상

하남교산지구는 3기 신도시 중에서도 실수요 선호도가 가장 높은 지구다. 이 지구 역시 사업비가 상승함에 따라 본청약 분양가도 오를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하남교산 A2블록 민간 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의 총 사업비가 기존 3968억원에서 18.7%(743억원) 늘어난 4711억원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 지구 A2블록(1115가구) 전용 59㎡형의 경우, 문재인 정부 당시 사전청약 분양가는 4억8695만원이었지만, 오는 3월 본청약 시 분양가는 14~20% 정도 인상된 선에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4개 단지 총 1960가구가 공급되는 부천대장지구, 3기 신도시 중 물량(3070가구)이 가장 많은 남양주왕숙지구는 각각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본청약에 들어갈 예정인데, 사업비 증가에 따른 본청약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하다.

하사창동 H 공인중개사는 “인천계양지구 같은 청약 포기 사태가 우려되기는 하지만, 분양가 상승분이 너무 크지만 않다면, 일단 분상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 싸고 고양창릉이나 하남교산에서 서울 가기도 쉽기 때문에 상당히 높은 경쟁률이 예상된다. 다만 남양주왕숙은 서울 접근성이 떨어져 수요자들이 본청약 확정 분양가에 더 예민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양창릉지구 3개 블록의 견본주택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킨텍스 제2전시장 6A홀에 마련돼 있으며, 오는 8일 일반에 공개된다.

한편 착공과 관련, 고양창릉지구는 지난해 12월 17일 착공식을 가졌고,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담당하는 하남교산지구는 지난해 6월 부지조성공사에 들어갔으며, 남양주왕숙지구는 2023년 10월 3기 신도시 중 처음으로 착공식을 가졌다.

[스트레이트뉴스 김태현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