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협 김철주 “건전한 시장 경쟁 유도할 것”

현장, 박리다매식 영업 관행 공감 "금융환경 변화...케어산업으로 변화해야"

2025-02-12     조성진 기자
김철주 생명보헙협회장(왼쪽에서 두 번째).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은 “생명보험업 현장의 상품 판매 중심 영업 관행에 대해 동의한다”며 “건전한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2일 생명보험협회는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스트레이트뉴스는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단기적인 판매량 증가와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를 위해 수익성을 낮추고 박리다매 전략을 추구하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김철주 협회장은 “현장의 경쟁 영업 관행에 공감한다”며 “국내 보험사들이 과열한 경쟁을 벗어나기 위해 혁신적인 상품 개발과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보험업계가 구조적으로 과열 경쟁을 벌이면서 소비자 혜택이 충분히 돌아가지 못하고, 일부 불공정 행위가 발생하는 것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보험사들이 취급하는 상품이 유사한 경우가 많아, 한정된 시장에서 과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보험사들이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각사의 포트폴리오를 차별화하고 고유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혁신적인 상품 개발이 필수적이며, 보험사들은 단순한 기존 상품 판매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상품을 시장에 도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협회장은 “특히 보험사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며 “전문가들과 협력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보험사들은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사들이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배타적 사용권 제도를 통해 차별화된 상품이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전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협회장은 “지난해 경기 둔화와 시장 위축 속에서도 생명보험산업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주도한 보험 개혁에 적극 참여했다”며 “신회계제도 도입, 상품 개편, 판매채널 개선 등 보험산업 전반의 개혁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픽사베이 제공.

한편 김 회장은 현재 보험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로 금융환경 변화를 꼽았다. 그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물가 상승, 내수 부진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저출산·초고령화로 인해 생명보험의 장기 수요가 위축되면서 미래 성장성과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보험업계는 리스크 관리와 건전성 강화를 위해 자본성증권을 통한 유동성 확보, 보험 부채 구조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AI를 활용한 보험업무 자동화와 디지털 혁신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생명보험산업은 단순한 금융서비스가 아니라 ‘케어 산업’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를 안정적으로 시행하고, 비급여 의료비 관리 강화를 통해 소비자 편익을 증진하겠다”며 “보험사기 근절과 과당경쟁 방지를 위한 판매수수료 개편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철주 협회장은 보험금청구권 신탁과 관련해 “수익자 범위를 확대하고 규제를 완화해 보험금청구권 신탁이 보다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협회장은 “신탁과 보험을 연계한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도입해 노후 대비를 위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픽사베이 제공.

생명보험협회는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비해 연금과 요양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고령층을 위한 특화 상품과 요양·실버주택 연계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보험사들이 요양업과 주택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방안을 검토하고, 연금상품 개발을 통해 장기 수령 시 세제 혜택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고령층을 위한 맞춤형 금융상품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는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된 만큼, 생보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3월 한·일 생보협회 세미나와 9월 태평양 보험 콘퍼런스(PIC) 등을 통해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AI와 디지털 혁신을 통한 생명보험산업의 변화도 강조했다.

김 회장은 “비대면 플랫폼 기반의 보험 판매가 확대되면서 보험상품 형태와 가입 패턴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며, “AI를 활용한 언더라이팅과 보험금 청구 자동화 등 혁신적인 서비스가 도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있는 만큼, 보험사의 AI 활용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이라며, “디지털 금융보안법 논의 과정에서도 생보업계의 입장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대외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생명보험산업의 성장 기반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올해 생명보험협회는 금융환경 변화 대응, 소비자 신뢰 회복, 초고령사회 대비 3대 핵심 목표와 9대 중점 과제를 집중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으며 보험산업이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업계가 함께 힘을 모아 변화를 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