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장·단기 금리차 확대…금리인하+추경 기대
국고채금리, 2월 금리인하 기대에 단기물↓추경 예상에 장기물↑ 국채수요 증가 및 금리 인하해도 ‘매파적’…장·단기 차 추세적 아냐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의 금리차가 최근 벌어졌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물 금리가 2월 기준금리 하락 예상에 내려가고,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움직임에 국채 발행 증가를 예상, 장기물 금리가 올라가는 현상이 동시에 발생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4일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의 금리차는 23.8bp(1bp=0.01%포인트)로, 지난 7일 19.5bp 대비 4.3bp나 벌어졌다.
통화정책(기준금리)에 민감한 단기물 금리는 오늘 25일 예정된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내수경제 상황을 반영, 1월에도 동결했던 기준금리를 이번엔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다만 한국의 금리결정에 영향을 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미 트럼프 행정부와의 독립성을 강조하며 금리 인하를 미루고 있고, 국내 물가도 계속 치솟는 상황에서 금리 결정 결과를 단언하긴 이른 상황이다.
반면 최근 국회에서 추경 논의가 본격화되며 경기와 채권 수급에 주로 영향을 받는 장기물 금리는 상승 기조다.
정부가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어려운 내수 상황을 감안 세금을 더 걷는 방식보다는 국채를 추가 발행해 국가가 부채를 더 떠앉는 방식이 될 것이란 게 공통된 시각이다.
결국 단기채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떨어지고, 장기채는 추경에 따른 국채 공급 증가로 금리가 상승해(채권가격이 떨어져) 장단기 금리차가 벌어진 셈이다.
다만 추경에 대한 여야 간 본격적인 협상은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은 여전히 ‘기존 예상 집행 우선’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추경이 한 차례도 아닌 두 차례 편성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장기물 약세가 나타나는 상황이다. 단 이런 추세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에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과 통화 정책의 공조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추경 편성 시점 및 적자 국채 발행 규모에 대한 채권 시장의 경계심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둔화 경계심이 지속하고 미국의 국채 커브가 추세적으로 스팁 전환(장·단기물 금리차 확대)될 가능성이 낮은 데다 올해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마무리돼 수급적으로 호재가 있다면서 "국고채 커브가 추세적으로 스티프닝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국채에 대한 수요 증가가 국채 발행 증가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영증권 조용구 이코노미스트는 “한은 총재의 발언과 금통위 의사록은 원론적인 내용이었지만 환율과 중립금리 측면에서 다소 매파적 해석이 가능하다”며 “2월 금리 인하가 이뤄지겠으나 동결 소수의견 출현 및 포워드 가이던스(향후 전망)의 동결 의견이 확대되면서 이후 인하 속도조절 시사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금리 커브는 단기적인 플래트닝(장·단기물 금리차 축소) 기조가 조금 더 이어질 수 있어 보이며, 국고채 3년 2.65%, 5년 2.75% 부근은 편안한 매수 대응 레벨. 10년물 2.90% 이상은 펀더멘탈 감안, 저평가 영역이라는 판단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