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특화 BM]➀ 메리츠증권
IB 성과 및 WM 기반 리테일 전략 돋보여 부동산 외 이익기여도 제고...전통 IB 확장
금융사들이 비즈니스 구조 특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통적인 금융업을 넘어 데이터 기반 혁신, 디지털 플랫폼 확장, 특화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차별화를 모색하는 것이다. 카드사는 빅데이터·AI를 활용한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하고, 증권사는 초개인화 자산관리 서비스를 앞세운다. 은행들은 핀테크·빅테크와 협업하거나 자체 플랫폼을 고도화하며 생존 전략을 모색 중이다. 스트레이트뉴스는 <금융권 특화 BM> 시리즈를 통해 금융업계의 변화 흐름과 주요 사례를 조명하고, 향후 시장 전망을 분석한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비즈니스 모델의 특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며 금융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투자은행(IB) 부문의 성과 향상과 리테일 사업의 혁신적인 전략이 그 중심에 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메리츠증권은 연결 기준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19.7% 증가한 1조548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이후 2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대를 회복한 것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8% 증가한 6960억원으로, 자기자본은 13.2% 늘어난 6조904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IB 부문은 전년 대비 60% 증가한 3794억원의 순영업수익을 거두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이는 딜 수익성 향상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환입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결과다. 자산운용 부문도 44% 증가한 5091억원의 순영업수익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이러한 성과는 장원재, 김종민 각자 대표를 중심으로 한 IB 특화 전략과 자산관리(WM) 부문 강화의 결과로 평가된다. 메리츠증권은 공격적인 리테일 사업 확장과 기업금융 부문의 확대, 자본 효율성 극대화 전략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는 최근 IR 실적 발표 자리에서 디지털 전용 계좌 ‘슈퍼(Super)365’와 리테일 전략에 대한 비전을 강조했다.
장 대표는 “기존의 틀을 깨는 차별화된 상품 제공의 일환으로 Super365 계좌를 출시했다”며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뿐만 아니라 RP 자동투자 서비스를 통해 예수금에도 경쟁력 있는 이자 수익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11월부터 업계 최초로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 주식 거래수수료 및 달러 환전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하는 ‘제로 수수료’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이 프로모션의 영향으로 디지털 관리자산이 3개월여 만에 1조 원에서 5조 원을 돌파했으며, 고객 수도 12만 명을 넘어섰다.
메리츠증권은 오프라인 리테일 채널도 적극 강화하고 있다. 최근 회사는 법인 고객과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 인베스트먼트 뱅킹(PIB) 센터’를 신설했으며 각종 상품과 투자 솔루션을 마련 중이다.
김종민 메리츠증권 대표는 IB 전략 방향성과 자본 배분 계획을 밝혔다. 그는 “지난 10여 년간 부동산금융 부문에 집중하며 압축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다”면서도 “이제 6조원으로 확대된 자기자본과 인재 풀 확장을 바탕으로 선택과 집중할 수 있는 영역 자체가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메리츠증권은 롯데그룹, 홈플러스, 고려아연 등 일반 기업금융 부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며, “IB 사업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기업금융 부문을 적극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리츠증권은 셀다운 및 상품 공급 기능을 강화해 자산 회전율을 높이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에는 좋은 투자 물건을 내부적으로 보유하는 전략을 취해왔으나, 앞으로는 외부 고객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수익 창출 능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미국채 30년 스트립 채권에 투자하는 환헤지형 상장지수증권(ETN) 3개 종목을 한국거래소에 상장하며 상품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금리 하락기에 일반 채권 대비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으로, 환헤지가 되어 있어 환율 변동성에 대한 부담도 줄였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대표는 올해 그룹 전반의 이익 성장과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방향성을 명확히 했다.
김 대표는 “선행 주가수익비율(fwd PER) 10배는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 간 경합을 결정하는 기준일 뿐, 자사주 매입을 멈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PER 10배를 초과하더라도 매입과 소각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26년 이후에도 50% 이상의 주주환원을 지속할 것”이라며, “대규모 인수합병(M&A) 기회가 발생하지 않는 한 기존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희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부동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CIO는 “기준금리 인하로 PF 시장의 유동성이 일부 개선될 가능성이 있지만, 지방 및 비핵심 지역의 미분양과 자금 조달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PF 시장은 대형사 중심의 메가딜로 재편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용범 대표 역시 “부동산 이외의 이익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정통 IB 핵심 인력을 영입했다”며 “트레이딩 북 확장을 통해 변동성이 있지만 이익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4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과 관련해 메리츠금융그룹은 홈플러스에 대한 담보채권(신탁) 1.2조원을 보유중이나, 신탁사의 담보가치가 약 5조원으로 평가받는만큼 자금회수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메리츠금융3사(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메리츠캐피탈)는 홈플러스에 선순위 대출에 약 1조2000억원을 집행한 바 있다. 홈플러스는 부동산 신탁회사와 맺은 신탁계약의 수익증권을 메리츠금융3사에 담보로 제공, 해당 신탁계약은 홈플러스의 부동산 및 유형자산을 신탁재산으로 관리 중이다.
회사 측은 홈플러스의 모든 부동산이 신탁에 담보제공되어 있으며, 메리츠금융그룹은 해당 신탁에 대한 1순위 수익권을 가지고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또 수익권 행사는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와 무관하며 EOD 발생 즉시 담보처분권이 생기는 점에서도 투자금 회수에 긍정적이라는 해석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