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FOMC 금리 동결..향후 연준 행보는?
트럼프 2기 관세정책, 인플레 악영향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4.25~4.50%로 동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성장률 둔화 및 물가 상승이 예상된 것이 주요 배경이다.
1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번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동시에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5%에서 2.7%로 상향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경제 성장세를 둔화시키고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전망에서 가장 큰 변화는 성장과 실업 리스크에 대한 논의가 확대됐다는 점”이라며 “이는 시장이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 리스크만 반영하다가 트럼프 취임 이후 경기 둔화 우려로 전환하며 시장금리가 급락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시장 투자자들은 우려했던 매파적 충격이 없었다는 점에서 나온 일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연간으로는 장기금리 상승(불 스티프닝)을 전망하지만, 4월까지는 경제 지표 정상화를 확인하며 장기금리 하락(불 플래트닝) 압력이 우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 위원들은 올해 말 기준금리 예상치를 종전 3.9%로 유지했지만, 일부 위원들은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출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신중한 통화 정책 운용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유럽, 중국, 한국 등 주요 교역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예고하며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한 강경한 무역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수입 물가 상승을 초래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라 연준의 통화 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관세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은 기업의 비용 증가로 이어져 소비자 가격 인상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경제 성장세를 둔화시킬 우려를 낳고 있으며, 무역 파트너 국가들의 보복 관세로 인해 글로벌 무역 환경이 악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제적 영향이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무역 등 여러 분야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그 영향이 명확해질 때까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초과할 것을 우려하면서도,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일시적 현상이라고 언급한 것은 관세의 영향이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면서도 “상황이 변할 경우 연준이 매파적 정책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의 금리 동결과 경제 전망 수정에 따라 금융 시장은 혼조세를 보였다. S&P 500 지수는 소폭 상승했고, 채권 수익률은 하락했으며, 달러와 유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이는 연준의 신중한 통화 정책 기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결과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경제와 고용이 견조한 가운데, 관세 여파를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연준의 입장”이라며 “성명서 문구 변경에서도 볼 수 있듯이, 당분간 연준의 정책 우선순위는 물가 안정에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정책 충격과 시장 반응을 점검하기 전까지는 연준이 현행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4월 2일 관세 부과 이후 최소 두 달 이상 지난 6월 FOMC 회의에서나 금리 조정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며 “오히려 대규모 부채 만기 도래에 따른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연준이 올해 하반기에 완화적인 정책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을 유지하지만, 1분기 경제 성장률 역성장 이후 2분기 회복 여부, 중국의 보복 관세 부과, 4월 상호 관세 부과 등의 변수로 인해 인플레이션 재상승 우려가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에 따라 대형주가 강세를 보였으나, 3월 변곡점을 지나며 중소형주 중심의 종목장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며 “연기금 매수 약화, 공매도 영향 증가 등을 감안하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기”라고 조언했다.
한편,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은행 총재, 금융감독원장,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F4 회의를 열고 FOMC 결과에 따른 국내외 금융 및 외환시장 동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최상목 대행은 “관계기관이 합동으로 24시간 시장 점검 체계를 운영해 미국 등 주요국의 정책 동향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