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뉴스 여론조사] 국민 5명 중 2명 대한항공 서비스 품질 ‘현재 수준 유지’

이은희 교수 “국민 눈높이 맞는 개선안 마련해야” 현재보다 나빠지거나 좋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비슷 30ㆍ40대 좋아질 것 21.9%ㆍ19.8% vs 나빠질 것 33.6%ㆍ29.2%

2025-03-26     박응서 기자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12명을 대상으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맞물려 향후 서비스 품질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를 물어본 여론조사 결과. 10명 중 4명이 현수준 유지로 응답한 데 이어 '향상'이 '악화'와 비슷했다.©스트레이트뉴스

최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마무리하고, CI를 교체하며 대대적인 기업 개편 작업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해 국민 5명 중 2명은 대한항공 서비스 품질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한항공이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라는 전문가 해석이 나왔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12명을 대상으로 ‘대한항공의 서비스 품질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생각하십니까’라는 조사결과  응답자의 37.3%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이하 현재 수준)’라고 답했다.

‘현재보다 좋아질 것이다(이하 좋아질 것)’라는 응답은 25.1%, ‘현재보다 나빠질 것이다(이하 나빠질 것)’라는 응답은 23.9%로 표본오차 범위 내에 존재해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을 마무리하며 커다란 변화를 가져가려고 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대한항공이 이전과 비슷한 수준에서 서비스 품질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기대감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국적항공사로 괜찮은 신뢰도를 얻고 있었던 상황에서 국민들은 합병 후에도 (서비스 품질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독점적 지위를 얻는 데다 방대해지면서 뭔가 정교해지지 못할 것으로 걱정을 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12명을 대상으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맞물려 향후 서비스 품질을 물어본 여론조사에서 남녀별 지역별 결과. ©스트레이트뉴스

권역별로 구분해도 ‘현재 수준’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대구·경북은 43.9%, 인천·경기 38.5%, 대전·세종·충청 38.4%, 서울 36.2%,, 부산·울산·경남 34.9%, 광주·전라 33.8%, 강원·제주 31.7%로 집계됐다.

하지만 ‘좋아질 것’과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에서는 권역별 차이가 나타났다. 광주‧전라 30.0% vs 22.3%, 대구‧경북 23.3% vs 17.0%, 부산‧울산‧경남 27.2% vs 20.0%로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에 비해 최소 6.3%포인트에서 7.7%포인트 더 높았다. 이들 권역에서는 대한항공 통합 후 서비스 품질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23.5% vs 27.3%, 인천‧경기 23.9% vs 25.8%, 대전‧세종‧충청 24.3% vs 22.3%, 강원‧제주 28.5% vs 29.4%로 오차범위 내에서 응답했다.

이은희 교수는 “서울, 제주, 세종, 대전 등은 비행기 많이 타는 지역으로, 비행기를 많이 타는 사람들은 좋은 것에 경험치가 있고, 기대치가 높아 조금이라도 더 낫지 않으면 불만이 생긴다”면서 “광주·전라,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은 상대적으로 항공편을 이용한 출장이나 여행 등이 적어 기대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41년만에 바뀐 CI를 적용한 대한항공 항공기 모습. 대한항공 제공

연령별에서도 응답에 차이가 나타났다. 30대(269명)는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33.6%로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 21.9%보다 11.7%포인트 높게 응답했다. 40대(399명)도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29.2%로 ‘좋아질 것’ 19.8%보다 9.6%포인트 높았다. 18~29세(215명)도 ‘나빠질 것’ 30.3%로 ‘좋아질 것’ 26.3%보다 높았으나 오차 범위 내였다.

반면 60대 이상 세대에서는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나빠질 것’보다 12%포인트(60대)에서 20%포인트(70세 이상)까지 높게 나타났다. 60대는 ‘좋아질 것’ 27.0% vs ‘나빠질 것’ 15.3%, 70세 이상은 ‘좋아질 것’ 32.2% vs ‘나빠질 것’ 12.1%였다. 50대는 ‘좋아질 것’ 24.1% vs ‘나빠질 것’ 23.4%로 오차 범위 내였다.

젊은 세대일수록 대한항공 서비스 품질이 더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나이가 많을수록 서비스 품질이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희 교수는 “젊은 사람들은 팍팍하다”면서 “나이가 들면 많은 경험을 토대로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또 공급자로서 역할의 어려움을 안다”고 언급했다. 젊은 세대는 상대적으로 좋은 환경에서 지내면서 더 좋은 것을 추구하다 보니 기대치가 높은 반면 나이가 많은 세대는 많은 경험으로 기대치를 낮춰 앞으로 더 나아질 것으로 보는 경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념 성향에서도 다른 경향이 나타났다. 진보는 ‘좋아질 것’ 25.5%, ‘나빠질 것’ 25.9%로 차이가 없는 응답을 보였다. 하지만 중도는 ‘좋아질 것’ 20.8%인 반면 ‘나빠질 것’이 28.6%로 대한항공 서비스 품질이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보수는 ‘좋아질 것’ 30.5%, ‘나빠질 것’ 17.1%로 서비스 품질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남성과 여성에 대한 성별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좋아질 것’ 27.7% vs ‘나빠질 것’ 25.3%, 여성은 ‘좋아질 것’ 22.6% vs ‘나빠질 것’ 22.5%로 오차 범위 내로 응답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신형항공기, 기내와이파이 도입, 새로운 기내식메뉴 개발 등 글로벌 리더 항공사로 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 국내외 항공서비스평가에서 좋은 성적으로  다수 수상했다”고 말했다.

이은희 교수는 국민 인식 변화를 위해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만큼 대한항공이 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교수는 “대한항공을 이미 많이 이용해 봤기 때문에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기대가 있다. 품질에 대한 평가는 기대와 성과와의 함수로 소비자 기대가 너무 높아졌다”며 “기대 수준이 많이 올라가 있어 피부로 느낄 만한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100% RDD 방식)를 실시한 결과이며 표본수는 2012명(총 통화시도 3만 7144명, 응답률 5.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이다.

통계보정은 2025년 2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림가중)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조원씨앤아이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