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라닭, '치킨=배달' 깰까.. 아이더스에프앤비 '재도약' 시험대
홀 매장 고급화로 '다이닝 치킨' 브랜드 재편 선언 셰프와 협업으로 나폴리 스타일 프리미엄화 시도 가격 부담·품질 만족·운영 효율성 검증 등 과제로
푸라닭 치킨이 브랜드 10주년을 맞아 선포한 '푸라닭 2.0 프로젝트'가 배달 중심의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홀 매장을 통한 고급화 전략으로의 전환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이번 프로젝트가 치킨 시장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향후 성공 여부에 따라 아이더스에프앤비의 재도약 가능성을 열지 관심이 모인다. 다만 프리미엄 전략의 실행 과정에서 예상되는 과제와 리스크도 적지 않아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아이더스에프앤비에 따르면 푸라닭 2.0은 '치킨=배달'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홀 매장에서의 미식 경험을 강조한 게 핵심이다. 인테리어 혁신에서는 방문 고객과 배달 기사의 동선 분리, 고급 소재 활용, 조도 조절 조명 도입 등을 통해 레스토랑급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홀 전용 메뉴인 플래터(Platter) 컨셉을 도입해 시그니처 치킨 플래터, 윙콤보 플래터, 골뱅이 플래터 등 다채로운 구성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이는 배달 메뉴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프레젠테이션과 특제 소스의 조합을 강점으로 내세운 전략이다.
푸라닭은 나폴리 요리 전문가 권성준 셰프와의 협업을 통해 이탈리아 현지 재료를 활용한 치킨 1종과 파스타 1종을 5월 중 출시할 예정이다. 이 메뉴들은 단순한 협업을 넘어 '흑백요리사' 우승자의 전문성을 접목해 푸라닭의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권 셰프는 "레스토랑 수준의 퀄리티를 유지하면서도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며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강조했으나, 프리미엄 치킨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품질을 어떻게 평가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아이더스에프앤비는 푸라닭 2.0을 통해 '배달 치킨'에서 '다이닝 치킨'으로의 브랜드 재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노리는 전략으로, 특히 MZ 세대를 중심으로 한 소비 트렌드 변화(경험 소비 확대)에 발맞추기 위한 움직임으로 평가받는다. 또 기존 순살 치킨과 특제 소스 메뉴로 쌓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홀 특화 메뉴로의 확장이 용이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첫 번째 과제는 프리미엄 가격 정책의 수용성이다. 치킨 시장은 가격 경쟁이 치열한 만큼, 홀 전용 메뉴의 가격이 소비자 기대치를 상회한다면 판매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두 번째는 오프라인 매장 운영의 효율성이다. 배달 동선 분리와 인테리어 업그레이드는 추가 비용을 유발하며, 특히 가맹점은 초기 투자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세 번째는 메뉴 라인업의 지속적인 혁신이다. 협업 메뉴의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추가 콜라보레이션(협업)이나 신메뉴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단기적인 이슈 메이킹에 그친다면 브랜드의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다.
푸라닭 2.0 프로젝트는 아이더스에프앤비가 '치킨 프랜차이즈 2.0 시대'를 주도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성공한다면 배달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홀 매장 수익을 통한 안정적인 성장 모델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실패 시엔 기존 배달 시장에서의 입지 약화와 브랜드 이미지 손상이 발생할 수 있어 신중한 실행이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는 "치킨 시장의 고급화 트렌드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포착하지 못하면 신규 프로젝트의 지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아이더스에프앤비의 실행력과 소비자 반응이 주목되는 만큼, 올해 하반기까지의 성과 분석이 핵심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