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코스피 5000, 허황된 목표 아냐”

이 후보 “비정상 자본시장부터 바로 잡을 것” “대주주의 지배권 남용 역시 바로잡아야”

2025-04-21     조성진 기자
21일 이재명(가운데) 제21대 대선 경선 후보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함께 간담회를 열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재명 후보 좌측)도 발언을 메모하는 등 주요 인사들이 경청했다.

이재명 제21대 대선 경선 후보가 “자본시장 개혁을 통해 한국 주식시장의 체질을 바꾸고 코스피 5000선을 지향해야 한다”고 밝혔다.


◆ 코스피 5000시대, 결코 허황된 목표 아냐


21일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는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함께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발언했다.

이날 그의 발언은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회복과 성장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코스피 주가지수 5000포인트 시대를 열겠다”고 밝힌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그는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활성화가 국민의 건전한 자산 증식을 위한 가장 쉽고 빠른 길”이라며 “국민 대부분의 자산이 부동산인 현실을 바꿔야 한다. 혁신적 기업을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경제·산업 미래 비전을 시장에 제시하고, 이해관계자와 대화와 타협을 통해 경영 효율을 저해하는 비정상적 지배구조를 단계적으로 개혁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주가 공약, 실현 가능성은 과제


다만 일각에선 ‘대통령 선거 시즌 후보들의 공염불이 되지 않도록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재명 후보는 제20대 대선에 나선 2022년 1월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 방명록에 “자본시장 투명화, 신속한 산업전환으로 주가지수 5000p를 향해 나갑시다”라고 기재한 바 있다. 

앞선 2021년 12월에는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나와 “코스피 5000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었다. 그는 “투자를 해놔도 선진국에 비하면 너무 저평가됐다”며 “그 점만 정상화되어도 4500선 정도는 가뿐히 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밝혔다.

같은 시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000만 개인투자자를 살리는 주식시장을 만들겠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자본시장 선진화를 강조했다. 또한, “증권거래세 폐지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공매도 개혁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수 목표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투자자 친화적 환경 조성을 통한 시장 저평가 해소를 핵심으로, 제도 개혁 중심의 실용적 접근을 강조했다.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연합뉴스)

2007년 12월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정권교체가 되면 내년엔 주가가 3000선을 돌파할 수 있고 임기 5년 안에는 5000까지 갈 것”이라고 장담했다. 정권 교체에 따른 시장 신뢰 회복을 전제로 한 낙관적 주가 전망으로, 당시 강력한 친시장 메시지를 통해 투자심리 자극에 나섰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2012년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를 방문해 창조경제론을 언급하며 “5년 안에 코스피 3000시대를 꼭 열겠다”고 말했다. 창조경제를 통해 신성장동력과 자본시장 활성화의 연계를 모색한 공약으로, 증시 성장을 국가 경제 비전과 연결시킨 점이 특징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017년 5월 “차기 정부 집권시 안보불안 등 컨트리 리스크를 해소하고, 구조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주식시장은 더욱 활력을 되찾고 주가는 안정적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적인 지수 목표는 없었지만, 시장 구조개혁과 리스크 완화를 통한 안정적 상승 기반 마련에 중점을 두며, 주가 상승을 정책 성과의 결과물로 간주했다.


◆ 자본시장 정상화, 절실한 시기


한편 이날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는 “주식시장이 정상화돼야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가 열린다”며 “지금 대한민국 경제가 너무 어렵다. 국민들의 삶의 문제이자, 곧 경제정책의 문제다. 이럴 때일수록 자본시장이 정상화되고 활성화되는 게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1일 이재명 제21대 대선 경선 후보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함께 간담회를 열었다.

특히 그는 한국 자본시장의 불신 문제를 지적했다.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는 “외국 선진국들은 주식 투자로 배당받아 생활비도 쓰는데, 한국 시장은 배당도 제대로 안 되고, 장기투자를 해도 주주가치가 훼손되는 경우가 많다”며, “살찐 송아지를 키웠더니 송아지가 다른 사람 몫이 돼버리는 게 현실이고, 이게 장기투자자가 (한국시장을) 기피하는 이유”라고 했다. 이어 “심지어 ‘지능순으로 주식을 팔 수 있다’는 유머가 생길 정도”라며 시장의 불공정성과 신뢰 부족을 꼬집었다.

이 경선 후보는 “정치를 떠나 있을 때 조선주를 샀는데, 대선 출마로 팔았더니 지금 세 배가 올랐다”며, “국민들도 자산시장에서, 특히 자본시장에서 제대로 된 혜택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시장이 규칙이 지켜지는 정상적인 시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작은 절대 못하게 해야 하고,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거래 등 불공정은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며, “대주주의 지배권 남용 역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가 경제 지수가 지금보다 4000, 5000까지 올라간다면 국가 부와 국민 자산이 함께 커질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선 자본시장 신뢰 회복과 법·제도적 개혁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이 부당한 일이 벌어지는 시장을 가진 상태로는 글로벌 기업들과 제대로 경쟁할 수 없다”며, “불안정한 국제정세 속에서도 우리 경제의 안정과 평화를 지키기 위한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