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PF 구조조정에도 부실 전이 가능성 여전”
비수도권·비주거 매물 중심으로 추가 부실 전이 우려
한국신용평가는 “모든 업권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유의이하(유의 및 부실우려) 익스포저가 감소하고 있다”며 “2025년까지 100% 구조조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여전히 비수도권·비주거 매물을 중심으로 추가 부실 전이가 우려된다.
◆ 모든 업권에서 유이하 익스포저 규모 감소
29일 한국신용평가는 ‘PF 구조조정,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정혁진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실장은 “모든 업권에서 유의이하 익스포저가 감소하고 있다”며 “캐피탈은 2024년 말 기준 45%, 저축은행은 28%, 증권은 24%를 감축했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기관들이 제출한 계획에 따르면 2025년 말까지 전체 유의이하 익스포저의 100% 구조조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2024년 실적을 보면 캐피탈은 계획 이상, 저축은행과 증권도 50% 이상 성과를 달성했다”며 “다만 캐피탈 내 업체별로 정리 속도 편차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충당금과 관련해 기존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유의이하 익스포저에 대해서는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5년까지 비수도권·비주거 브리지론 중심으로 상당한 규모가 추가로 유의이하로 전이될 것”이라며 “캐피탈은 기존 잔액의 87%, 저축은행은 53%, 증권은 35%가 새롭게 유의이하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정혁진 실장은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모두 추가 부담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캐피탈은 사업권 대비 충당금 적립률이 낮고 잠재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진단했다.
정 실장은 “특히 PF 관련해선 비분양형 및 분양 전 프로젝트에서 충당금과 손실률 간 격차가 크다”며 “지방 부동산, 비주거 물건, 물류센터 보유 회사는 추가 충당금 부담 가능성이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4년 하반기 동안 유의 이하 및 부실 사업장 31%가 구조조정 됐고, 회수 정리는 계획 대비 94% 달성했지만 재구조화는 44%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어 “구조조정 속도가 유지된다면 신규 부실에도 자산 건전성은 방어 가능할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적극적 관리로 급격한 악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 PF 익스포저 31조원..대형·중소형 양극화 심화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수석애널리스트는 “2024년 하반기 증권사의 PF 익스포저는 대형사를 중심으로 증가했으며, 중소형사는 부실 익스포저 정리에 집중하면서 양극화가 뚜렷해졌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27개 증권사 기준 PF 익스포저는 30조9000억원으로, 금감원 통계의 99%를 커버하고 있다”며 “대형사는 브릿지론과 본PF 모두 적극적으로 신규 영업을 재개했고, 중소형사는 신규 취급은 줄이고 부실 정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형사는 고정 이하 자산이 17% 감소한 반면, 중소형사는 오히려 4% 증가해 부동산 경기 악화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브릿지론은 지방과 비주거 사업장 중심으로 고정 이하 전이율이 18.4%에 달했으며, 수도권은 4.3%로 차이가 컸다”며 “부동산 경기 양극화가 증권사 PF 건전성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당금 부담과 관련해 윤 수석은 “고정 이하로 전이된 익스포저 외에도, 회수 의문·추정손실로 추가 충당금 부담이 발생했다”며 “2024년 하반기 충당금 잔액은 2조1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소형사는 후순위 대출 비중이 높아 손실률이 높게 나타났고, 일부 회사는 2024년 중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윤 수석은 “추가 부실 전이는 브릿지론보다는 본 PF 만기 도래에 따라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특히 지방이나 비주거 분양 미개시 사업장과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증권사 PF 충당금 부담은 대부분 감내 가능하지만, 중소형사는 수익성 저하로 재무 안정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당국의 부동산 금융 규제가 강화되면 증권사 간 차별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앞으로는 부동산 PF 외에도 해외 부동산, 자산유동화 대출 등 숨은 위험도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캐피탈사, 부동산PF 익스포저 2조5000억원 감소
한편 노효선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수석애널리스트는 “금융당국의 정리 정책에 따라 캐피탈사 부동산PF 익스포저가 2024년 하반기 동안 약 2조5000억원 감소했다”며 “특히 브릿지론이 1조7000억원 줄어 전체 감소 폭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정 이하 부실 익스포저도 6개월 사이 약 26% 줄었지만, 정상·요주의 여신에서 고정 이하로 전이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구조조정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노 수석은 “분양 미개시 또는 비분양형 사업장을 중심으로 지방·비주거 부동산 리스크가 남아 있으며, 특히 ‘A등급’ 이하 캐피탈사들의 위험 노출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가 충당금 부담은 AA등급 기준 1300억원, A등급 이하 기준 800억원 수준으로 영업이익 대비 감내 가능한 범위”라면서도 “브릿지론과 사각지대 익스포저의 장기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 PF 의존도가 높은 캐피탈사들은 수익 기반 다변화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