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전통어업 ‘죽방렴’, 세계농업유산 등재 눈앞
5월 12일 현장실사… 전통 어업과 농업 연계 생계모델 주목
남해군의 전통 어업 방식인 죽방렴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등재를 향해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FAO 실사단은 오는 5월 12일 남해 지족해협을 방문해 현장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죽방렴은 500년 이상 전승돼 온 전통 어법으로 조류가 빠른 해역에 대나무로 만든 어살을 설치해 멸치 등 어류를 포획하는 어업이다. 생태계를 해치지 않고 어획물의 품질을 지켜내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이미 2010년 명승 지정과 2015년 국가중요어업유산, 2019년 국가무형문화재로 보호받고 있다.
지족해협은 죽방렴뿐 아니라 농업과 어업이 함께 공존하는 복합 생계모델의 지역으로도 주목받는다. 남해군은 유자와 마늘, 시금치 같은 특산물 재배와 병행해 자급적 농어촌 경제를 형성해왔으며, 이러한 전통 지식과 공동체 기반의 생계 시스템은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농업유산 지정 요건에 부합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실사단은 죽방렴의 구조와 작동 원리, 지역민의 어업 활동, 농업과의 연계 현황 등을 직접 점검할 계획이다. 실사 일정에는 죽방렴 현장 체험과 인근 농업 사례 소개, 지역 주민 인터뷰 등이 포함된다.
남해군은 이번 등재가 단순한 유산 보호에 그치지 않고 지역 경제와 생태 보전, 그리고 전통 지식의 국제적 인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어촌과 농촌 관광 활성화, 교육과 학술 자원으로의 활용 등 다양한 확산 효과도 전망된다.
남해군 해양정책팀장은 “죽방렴은 자연과 공존하는 슬기로운 어업 방식이며 지역 공동체의 삶을 지탱해온 자산”이라며 “이번 실사가 남해의 전통이 세계 농업유산으로 자리잡는 중요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경남=김기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