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높은 금융사] ➂ KB, 금융지주 카드사 중 선두

디지털 전환 효율화 기대..KB페이 사용자 규모 증가 추세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및 업황 불황에 올해 고전 예상

2025-05-07     조성진 기자

디지털 전환과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금융사들의 조직 효율성과 인력 생산성은 과거보다 더 큰 경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고정비용 절감과 수익성 확보라는 양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각 금융사는 업권별 특성과 전략에 따라 생산성 제고 방안을 모색 중이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생산성 높은 금융사」시리즈를 통해 국내 주요 금융업권별 기업들의 생산성 현황과 구조적 차이를 진단하고, 그 이면에 있는 조직 운영 전략과 수익모델의 변화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

지난해 국내 주요 카드사 직원 1인당 생산성이 전년 대비 12.4% 증가하며 전반적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김재관 대표가 이끄는 KB국민카드는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생산성을 기록했으며, 특히 올해는 디지털 플랫폼 ‘KB페이’의 급성장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 KB국민카드,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중 생산성·순이익 최고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4년 8개 전업 카드사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은 2023년(1억9304만원) 대비 12.4% 증가한 2억547만원을 기록했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중에선 KB국민카드가 2억9798만원으로 가장 높게 집계됐다. 이어 ▲하나카드 2억9413만원 ▲신한카드 2억1731만원 ▲우리카드 1억4145만원 등을 기록했다. 

지난해 KB국민카드는 순이익으로 14.7% 증가한 4027억원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조달비용 및 신용손실충당금 증가에도 불구하고 유실적 회원 및 금융자산이 성장했다”며 “일반매출 중심 카드 이용금액 증가 및 모집·마케팅 등 주요 영업비용 효율화를 통한 내실 성장을 이루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KB국민카드는 ‘차별화된 역량과 새로운 도전을 통해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는 미래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자본효율성 관점에서 성장을 추진하고, 비용 및 비즈(Biz) 효율화를 통해 내실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전략의 일환인 KB페이(Pay)도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KB국민카드 KB페이의 MAU는 836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만 명 증가했다. 모든 카드사 모바일 앱 중에서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1위인 신한카드 '신한SOL페이'와의 격차도 지난해 3월 81만 명에서 올해 3월 19만 명으로 1년 만에 62만 명 가량 격차가 좁혀졌다.

최근에는 KB페이 앱에서 고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주요 서류를 분석하고 카드금융거래확인서 신용카드소득공제 개인사업자용 이용내역 등 3개 서류를 비대면으로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도록 메뉴를 마련했다.


◆ 하나카드, 순이익 증가..트래블로그 흥행 주도


하나카드 대표 상품 '트래블로그' . 하나카드 제공.

하나카드는 지난해 순이익으로 2023년 대비 27.6% 증가한 2174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카드의 대표 상품 트래블로그는 ▲무료환전(환율우대 100%) ▲해외이용수수료 무료 ▲해외ATM인출 수수료 무료 혜택을 고객에게 제공하면서 흥행을 이끌었다.

우리카드 역시 1인당 생산성으로 2023년 대비 20.8% 늘어난 1억4145만원을 기록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금융감독원의 혁신금융서비스 부가 조건 심사를 받고 있으며 연내 정식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예금중개 플랫폼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원카드' 앱을 통해 여러 금융사의 예·적금 상품을 한눈에 비교하고 맞춤형 추천까지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밖에 신한카드는 고객상담을 포함해 이상거래 조기 발견과 예방, 업무 자동화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하는 등 변화를 시도 중이다. 생성형 AI를 탑재한 상담지원 ‘아이쏠라(AI-SOLa)’를 구축했다. 아이쏠라는 고객 문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상담사에게 최적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시스템이다. 회사는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에도 AI 기술을 적용했다.


◆ 삼성카드, 비금융지주 중 생산성 1위..데이터·AI 전략 강화


비금융지주 카드사 중 삼성카드 생산성은 지난해 3억2721만원으로 1등을 차지했다. 삼성카드는 삼성금융 네트웍스의 통합 금융 플랫폼인 ‘모니모(Monimo)’를 통해 플랫폼·데이터·AI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5월 데이터 플랫폼인 ‘블루 데이터 랩(BLUE Data Lab)’을 출범했다. 삼성카드 블루 데이터 랩에선 지역별 온라인 소비지수 지역별 생활인구지수 지역별 외국인 소비지수 지역별 소상공인 통계 등 주요 소비 관련 지표를 제공한다. 이어 현대카드 1억4363만원 BC카드 1억2329만원 롯데카드 8081만원을 기록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하반기 대표 프리미엄 상품군인 '더블랙'과 '더퍼플' 카드를 전면 리뉴얼했다. 또한 경쟁 카드사의 애플페이 추가 도입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독보적인 브랜드 위상도 유지하고 있다.

애플페이 홈페이지 화면 캡처.

BC카드는 최근 SK텔레콤 사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사이버 금융사기 및 해커 공격으로부터 고객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보안 인증 서비스 ‘트러스트원(TrustOne)’을 출시했다.

롯데카드는 해외 법인에서 실적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롯데카드의 베트남 현지 법인인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지난해 6월 첫 월간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2018년 현지에 진출한지 6년 만이다. 회사는 현지 법인의 연간 기준 흑자 전환도 기대하고 있다.

한편 올해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의 여파로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업황 부진 전망으로 채용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수수료율 인하로 인해서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