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다시 10만 달러 돌파
미·영 무역합의 및 ETF 자금 유입 영향
일시 급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10만 달러를 돌파하며 반등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미국 동부 시간 기준 오전 11시 59분(한국시간으로 저녁 12시 59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4.67% 오른 10만805달러에 거래됐다.
4월 초 7만4000달러선까지 밀렸던 비트코인은 약 두 달 만에 37%가량 반등한 셈이다. 이번 가격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는 미국과 영국 간 대규모 무역 합의와 비트코인 현물 ETF를 통한 기관 자금 유입이 지목된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무역 협정을 전격 합의했다. 협정에는 미국의 기존 10% 관세 유지와 함께, 영국이 미국산 제품에 대해 일부 관세를 인하하고 시장 접근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무역 환경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퍼졌고, 이는 위험자산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의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ETF 자금 유입도 상승세를 견인한 또 다른 요인이다. 스탠다드차타드에 따르면 최근 3주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약 53억 달러(한화 약 7조1,000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제도권 자금이 본격적으로 비트코인 시장에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 정치계에서 추진 중인 ‘비트코인법’ 역시 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 신시아 루미스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비트코인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미국 정부가 5년간 비트코인 총 공급량의 약 5%에 해당하는 100만 BTC를 확보해 비트코인의 전략적 국가 자산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루미스 상원의원은 “비트코인법이 36조 달러를 웃도는 국가 부채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비트코인 준비금이 국가 부채를 해결함과 동시에, 금융 혁신의 글로벌 리더로서 미국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 이용이 확대됨에 따라 시스템 전반의 안전성과 견고성, 전 세계 사람들의 요구에 대한 대응 능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의 강세는 여타 암호화폐 및 관련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더리움은 하루 동안 15%, 솔라나는 11% 상승했으며,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6.1%, 로빈후드는 8.6% 급등했다.
향후 전망도 낙관적이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이 2분기 내 12만 달러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다”며 “ETF 유입세와 제도화 흐름이 계속될 경우 상승 모멘텀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관세 정책의 변화나 거래량 위축 등 외부 변수에 따른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병존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넘은 것은 역사적 사건이지만, 이제부터는 더 강한 변동성이 기다리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