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1분기, 실적 아쉽지만 내용 좋았다

1Q 순이익 161억원…전년 동기(507억원) 대비 30% 수준 고객수 1년 새 32% 급증…연체율도 0.66%로 0.29%p 내려가

2025-05-15     장석진 기자
                       케이뱅크 본사 사옥 전경. 케이뱅크 제공.

IPO를 향해 잰걸음을 옮기는 케이뱅크가 1분기 순이익 69% 급감이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다만 고객수가 빠르게 늘고 경기 침체기임에도 연체율이 내려가는 등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최근 SKT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KT의 손자기업으로서 AI를 활용한 플랫폼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 기대감이 고개를 든다.

케이뱅크는 15일, 올 1분기 당기순이익 16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507억원)대비 약 69% 줄어든 아쉬운 성적이다. 이자수익이 1085억원으로 전년 동기 1357억원 대비 20% 줄어든 영향이 컸다. 가계 대출이 제한된 가운데 수신 잔액이 늘어 이자 비용이 늘어난 것이 원인이다. 조달에 들어간 비용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지 못한 셈이다.


◆ 실적은 아쉽지만 고객 기반은 확대돼


다만 올 1분기 90만 명의 신규 고객을 유치하며 고객 기반이 확대했다. 케이뱅크의 1분기 말 고객은 136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했다. 파킹통장의 인기 지속과 개인사업자 대출의 성장세 덕분이다.

여수신은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1분기 말 수신 잔액은 27조8000억원, 여신 잔액은 16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5.9%, 14.8% 성장했다.

수신 잔액은 은행권 수신 금리 인하 및 자산 시장 위축에 투자 대기자금이 유입되며 파킹통장 플러스박스에 1분기에만 약 2조2000억원의 잔액이 늘었다. 한달간 매일 납입하면 연 최대 7.2%의 금리를 받는 단기적금 ‘궁금한 적금’은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올해 3월까지 약 40만좌가 새로 개설됐다.

여신 잔액은 아파트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의 안정적인 성장과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 공략 강화로 성장을 이어갔다. 아파트담보대출은 부부 합산 소득을 인정하면서 고객군이 확대됐고, 전셋집 안심스캔, HF전세지킴보증 등으로 고객 만족을 높이며 성장이 계속됐다.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은 ▲100% 비대면 편의성 ▲업계 최저 수준의 금리 ▲빠른 실행 속도를 모두 갖춘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소상공인에게 인기를 끌었다. 올 1분기 후순위 대환대출 출시 이후 취급에 속도가 붙으며 올 4월 말 기준 잔액 2000억원을 넘어섰다.


◆ 줄어든 이자이익...플랫폼 가치 키우며 비이자이익으로 상쇄


이자이익은 줄었지만 비이자이익은 1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7억원과 비교해 25.5% 늘었다. ‘ONE 체크카드’ 인기에 따른 발급 비용 확대,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인한 ATM 수수료 비용 증가에도 MMF 운용 수익 확대와 플랫폼광고 매출 본격화로 비이자이익의 성장을 이어갔다. 올들어 KT그룹이 AI(인공지능) 부문 강화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손자회사로서 플랫폼 가치 상승을 이끌어 IPO까지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케이뱅크는 ‘AI Powered bank’를 선언하며 AI 인프라 투자를 적극 확대 중이다. 2월 인터넷은행 최초로 금융 특화 프라이빗 LLM(대규모 언어 모델)을 도입한 데 이어, 3월엔 금융권 최초로 AI 보이스피싱 실시간 탐지 기술을 적용했다. 케이뱅크는 올해 연간으로 지난해 약 3배 수준의 AI와 클라우드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 IPO 추진하며 건전성 강화 및 상생금융 행보 이어가


특히 건전성 관리 강화로 주요 지표도 뚜렷하게 개선된 것은 긍정적이다.

케이뱅크는 올 1분기 적극적인 채권 매각을 통해 건전성 지표 개선에 주력했다. 이에 따라 1분기 말 연체율은 0.66%로 전년 동기 0.95%와 비교해 크게 줄며 지난 2022년 2분기 이후 3년 만에 가장 좋은 수치를 보였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61%로 지난해 같은 기간(0.87%)과 비교해 크게 개선됐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모두 주요 지방은행보다 낮다는 게 케이뱅크 측 설명이다.

리스크관리는 두텁게 했다. 적극적인 충당금 적립으로 부실채권(NPL)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을 나타내는 NPL커버리지 비율도 지난해 말 251.7%에서 올해 1분기 말 303.3%로 크게 개선, 은행권 최고 수준으로 맞췄다. 이 역시 상장을 준비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인 상생금융 행보도 이어갔다. 케이뱅크의 1분기 평균 중∙저신용대출 비중은 35.0%로 직전 분기(35.3%)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관리 기준(30%)을 크게 웃돌며 인터넷은행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케이뱅크의 올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41%를 기록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은 14.39%였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1분기 적극적인 건전성 제고 노력으로 주요 건전성 지표가 크게 개선되는 성과를 거뒀다”며 “이를 바탕으로 성장을 이어가는 동시에 AI 등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상생 금융 실천을 위해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