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앞에서 포기한 범죄 38%…생계형 절도, 심야에 몰려
에스원, 최근 3년 도난범죄 분석 결과 발표
국내 최대 보안업체 에스원이 최근 3년간 도난범죄 동향을 분석한 결과, 보안 시스템이 설치된 현장에서 범행을 시도하다 포기하는 사례가 전체의 3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야 시간대에 집중되는 소액 절도 범죄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에스원 범죄예방연구소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도난범죄 건수가 33%가량 줄었다고 18일 밝혔다. 보안 인프라 확산과 고도화된 보안 솔루션이 범죄 억제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원 관계자는 “범죄자들이 CCTV 등 보안설비를 확인하고 도주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보안 솔루션이 단순한 사후 확인 수단을 넘어 범죄 예방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에스원의 AI CCTV 시스템 ‘SVMS’는 2024년 기준 전년 대비 279% 판매가 증가했다. 침입, 난동, 배회 등 이상행동을 감지하면 즉시 관리자에게 통보하는 방식으로,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전국 CCTV 설치 대수도 2024년 기준 176만대로 10년 전보다 약 120만대 증가했다.
에스원에 따르면 전체 도난범죄 중 피해 금액 100만원 미만의 소액 절도가 82%에 달했다. 현금(80%) 외에도 담배, 식료품 등이 주된 절도 대상이었다. 하지만 피해 규모가 작고 증거 확보가 어려워 실질적인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소상공인의 부담은 여전히 크다.
이와 관련해 일부 보안업체는 피해 발생 시 일정 금액을 보상하는 ‘도난 보상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에스원은 보상 절차를 간소화해 피해 회복 속도를 높이고, 영업 차질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시간대별 범죄율을 보면 자정부터 새벽 6시 사이에 발생한 사건이 전체의 71%로 가장 많았다. 특히 이 시간대의 현금 도난 사건 비중은 73%에 달했다. 이어 18~24시(20%), 06~12시(7%), 12~18시(3%) 순이었다.
무인점포를 노린 범죄도 심야 시간에 집중됐다. 에스원 분석에 따르면 무인매장에서 발생한 도난범죄의 82%가 00~06시에 발생했으며, 주로 키오스크나 동전교환기를 강제로 열어 현금을 탈취하는 수법이 사용됐다.
이를 막기 위해 무인매장 전용 보안 솔루션이 도입되고 있다. 출입 단계에서는 신용카드 인증 시스템을 통해 외부인의 무단 접근을 차단하고, 매장 내부에는 지능형 CCTV를 통해 이상행동을 감지한다. 상황 발생 시에는 관제센터와 연계된 원격 경고 방송이 자동 송출돼 초기 대응이 가능하다.
에스원 관계자는 “도난범죄는 여전히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며 “현장 환경에 맞는 맞춤형 보안 솔루션이야말로 안전한 일상을 지키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