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혁진 비례대표 승계 잡음...위성정당 논란 재점화
강유정 공석 승계, 기본소득당 복귀 거부 용혜인 "정치적 사기꾼, 의원직 도둑" 거센 비난 사회민주당 "사적 욕심으로 정치적 신뢰 깨"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최혁진 전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이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하는 것을 두고 기본소득당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 김유정 의원이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생긴 공석을 다음 순번인 최 전 비서관이 물려받게 된 상황이다. 최 전 비서관이 출마 당시에는 새진보연합(기본소득당) 소속이었다. 최 전 비서관은 현재 민주당 잔류를 희망하고 있다.
최 전 비서관은 지난해 22대 대선에서 100여 명의 정책 전문가들과 함께 새진보연합에 입당했고, 새진보연합 추천으로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로 순번 16번을 받았다.
새진보연합이 받은 추천권은 총 3개로, 현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와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그리고 세번 째는 최 전 비서관의 몫이었다.
새진보연합에 따르면 당시 최 전 비서관은 자신이 당선될 경우 기본소득당으로 복당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최 전 비서관은 이후 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 당적을 맡는 등 사실상 민주당 소속 활동을 지속해 왔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정치적 사기꾼, 그저 의원직 도둑에게 국민의 대표자 자리는 걸맞지 않다"고 거센 비난을 쏟았다.
용 대표는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최 전 비서관의 제명을 요구했다. 용 대표는 "최혁진 씨가 국민과 당원들을 배신하고 저지른 정치적 범죄행위에 민주당이 가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새진보연합을 함께 주도했던 사회민주당도 '정치인의 신의'를 따졌다. 사민당은 6일 임명희 대변인 명의로 낸 입장문에서 "사적 욕심으로 인해 정치적 신뢰를 깨고, 정당 간의 연대와 신의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전 비서관은 "정치인이 되기 위해 정치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기 위해 정치활동을 선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 전 비서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단 한 번도 정치적 사기꾼이라는 말을 들을 만한 삶을 살아온 적이 없다"며 "앞으로도 저는 사람을 하늘처럼 여기고(事人如天), 억강부약의 정신으로 모두가 함께하는 대동세상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겠다"고 썼다.
한편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의 빈자리는 손솔 전 진보당 수석대변인(순번 15번)이 승계하게 됐다. 손 전 대변인이 복귀할 경우 진보당은 의석수가 4석으로 늘어나 개혁신당(3석)을 제치고 원내 4당으로 올라서게 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그동안 거대 정당들이 비례대표 의석수 감소를 보완하기 위해 위성정당을 통해 '나눠먹기'를 한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최 전 비서관을 둘러싼 이번 논란은 총선 때마다 반복됐던 '위성정당 제도'의 또 하나의 부작용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소수정당의 의석 확보를 돕기 위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