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사상 첫 영업익 1위…1000대 상장사 영업익 148조 역대 최대
삼성전자, 2년 연속 1위 놓쳐으나 순익은 25년 연속 정상 유지
국내 1000대 상장사 지난해 영업이익이 150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7% 초반에 머물며, 기업 간 실적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위에 오르며 삼성전자를 제쳤고, 삼성전자는 2년 연속 선두 자리를 놓쳤다.
9일 한국CXO연구소는 2000년부터 2024년까지 25년간 국내 매출 상위 1000대 상장사의 개별 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익과 당기순이익 변동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기준 1000대 기업 영업이익 합계는 148조2865억원으로, 2023년 76조9245억원보다 93% 증가했다.
100조원을 넘은 것은 2017년 이후 일곱번째이며, 이번 증가 폭은 70조원이 넘어 사상 최대다. 다만 이는 전년도 주요 기업이 대규모 적자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2023년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빠르게 회복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영업이익률은 평균 7.4%로 2000년 이후 25년간 상위 10위권에 머무는 수준이었다. 매출 대비 이익의 효율성을 뜻하는 근력(筋力)은 다소 아쉬운 성적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1조331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위에 등극했다. 2023년 4조6721억원의 적자에서 흑자 전환한 데 이어, 1년 만에 실적 정상에 올랐다. 2012년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최대 실적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12조3610억원 영업이익으로 2위에 그쳤다. 2022년에도 현대차에 밀려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2년 연속 선두에서 물러났다. 2008년에도 포스코에 1위를 넘긴 바 있지만, 2002년 이후 매출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로서는 수익성 측면에서 체면을 구긴 셈이다.
영업이익률에서도 희비가 갈렸다. SK하이닉스는 38.3%의 고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삼성전자는 5.9%에 머물렀다. 오일선 CXO연구소 소장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도 SK하이닉스가 6조763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삼성전자(1조4692억원)보다 4배 이상 앞섰다”며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도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1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기록한 ‘1조 클럽’ 기업은 29곳으로, 2023년보다 6곳 늘었다. 신규 진입 기업은 11곳, 탈락 기업은 5곳이었다. 이 가운데 한국전력공사는 2023년 6조5039억원 손실을 기록했지만, 2024년에는 3조1666억원 흑자로 돌아서며 1조 클럽에 복귀했다.
1000대 기업 중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 또는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전체의 절반 수준인 493곳이었다. 반면 507곳은 실적이 증가하거나 적자에서 벗어났다. 영업적자 기업은 129곳으로 2023년(142곳)보다 13곳 줄었다.
오일선 소장은 “SK하이닉스와 같이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새로운 수요에 민첩하게 대응한 기업이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주요 기업들이 수익성 개선 전략 마련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