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이창용 “물가, 하반기 안정세 전망..취약계층 지원 효율적”
하반기 물가 ‘1%대 후반’ 전망..생활물가 체감 높아 재정 지원, 어려운 계층에 선택적으로 집중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후반에서 안정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고물가에 대한 체감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자영업자와 영세 사업자처럼 어려운 계층에 선택적으로 재정 지원을 집중하는 것이 보편지원보다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18일 이창용 총재는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추경이 성장 기여는 크고 물가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보편지급보다 선택적 지원이 더 낫다”고 말했다. 이어 “당정이 추진 중인 추가경정예산안의 구체적 내용은 보지 못했지만, 원론적으로는 재정 효율성을 위해 선택적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김웅 부총재보도 이날 “20조 원 규모의 추경을 가정할 때, 올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내년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0.1%포인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추경이 경제에 미치는 실제 파급력은 세부 구성에 따라 달라질 것이며, “7월에 구체적인 분석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올해 상반기 중 가공식품과 일부 서비스 가격의 인상이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낮은 수요 압력 등으로 인해 하반기에는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모두 1%대 후반에서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과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의 관세정책 변화 등은 상방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5월 평균 2.1%로, 지난해 하반기 1.8%보다는 소폭 높아졌다. 특히 5월 물가는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1.9%로 낮아졌지만, 식료품과 외식 등 체감 빈도가 높은 생활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공식품 물가는 4%를 넘고 외식비 역시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취약계층의 체감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총재는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은 생산비 인상이 장기간 가격에 전가되면서 고물가가 구조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흐름은 서민 가계에 장기적으로 큰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또 물가 안정과 함께 주거비 부담 문제도 함께 짚었다. 수도권 집값 상승에 따른 주거비용 상승이 가계의 실질 부담을 늘리는 가운데, 이는 물가수준과 함께 생활비 전반을 압박하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그는 “물가와 주택시장 양극화 같은 구조적 문제는 통화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공급 여력 확대, 유통구조 개선 등 구조개혁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