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가계대출 6조 넘본다…통화정책 어쩌나

이달 들어 3주만에 4조원 돌파...10개월 來 최대 대출 못말려...부동산 시세 급등에 코스피 3000 돌파

2025-06-22     장석진 기자

 

지난 12일 한국은행 창립 제75주년 기념사를 낭독하는 이창용 총재. 한국은행 제공.

최근 서울 포함 수도권 중심의 주택가격 급등과 세계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보인 코스피 3000pt 돌파 등 자산가격이 오르며 개인들의 대출 열기도 뜨겁다. 7월부터 시작되는 스트레스DSR 3단계 시행으로 대출가능금액이 줄어드는 부분도 불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다. 어려운 내수 경기 진작을 위해 정부가 추경 편성과 전국민 지원금 지급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금리를 내릴 수 없는 상황이 연출돼 통화정책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52조749억원으로, 5월 말(748조812억원) 대비 약 4조원(3조9937억원) 증가했다.

하루 평균 약 2102억원씩 증가한 셈으로, 이는 지난해 8월(3105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이 속도가 월말까지 지속되면 6월 전체로 약 62조3000억원의 가계대출이 발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단 분기말 진행되는 은행들의 부실 대출채권 상·매각이나 새로운 대출 규제 정책 등이 변수다.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 대출 포함) 잔액이 596조6471억원으로, 5월 말(593조6616억원)과 비교해 19일 사이 2조9855억원 늘었다.

신용대출도 103조3145억원에서 104조4027억원으로 1조882억원 증가했다. 하루 평균 증가액(573억원)이 5월(265억원)의 두 배 이상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치솟는 수도권 집값 상승이 주 원인이지만, 이재명 정부 들어 불과 12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 코스피가 3000pt를 넘어선 것도 개인들의 빚내기 행렬을 멈추지 않게 하고 있다.

22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빌린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9일 기준 19조6084억원으로 일 주일 만에 7584억원 증가했다. 신용 잔고가 20조원에 근접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3일 만기의 초단기 융자인 위탁매매 미수금도 9천582억원으로 이달 들어 592억원 늘어 1조 원을 향하고 있다.

또 다른 가계대출 급증 요인으로 지적되는 오는 7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실행되더라도 영끌이 급격히 줄어들지 미지수다. 결혼을 앞두고 전세를 알아보던 신혼부부들이 매매를 위한 대출 쪽으로 선회하는 추세라는 게 은행들이 전하는 창구 분위기다.

대출 급증세가 심각하자 추가적인 대출 규제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24일 NH농협은행이 타 은행에서 갈아타는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했고, 그에 앞선 18일에는 우대금리 조건을 까다롭게 변경했다.

SC제일은행도 18일부터 최장 50년 만기의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30년으로 줄였다. 만기 연장으로 DSR규제를 우회한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향후 타 은행에서도 대출가산금리 인위적 상승, 생활안정자금용 주택담보대출 용도 전환 금지를 위한 한도 축소 등의 조치가 거론되는 상황이다.

다만 근본적인 집값 상승을 막지 못하는 한 대출 시행을 틀어막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 대형증권사 PB센터장은 “이재명 정부 들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에서 주가마저 빠르게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지렛대 베팅을 본격화하는 분위기”라며, “자산가치는 특정 자산만 오르는게 아니라 부동산, 주식, 가상자산 등의 순으로 순차적이로 연쇄적으로 오를 수 있는 만큼 금융비용을 상쇄할 만큼의 투자 수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는 판단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다음달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정할 예정인 가운데, 어려운 내수경제를 위한 금리 하향 의견이 미 연방준비제도의 이달 금리 동결, 자산가격의 급등 등의 영향으로 묻히지 않을지 관심이 모인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