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 P의 거짓 주춤…글로벌 팬덤 확대 사활
DLC ‘서곡’ 출시로 반등 신호…할인 이벤트와 굿즈로 팬심 자극 커뮤니티-개발진 동시 공략…굿즈·보상 정책으로 충성도 유지
네오위즈의 대표작 ‘P의 거짓’이 DLC(다운로드 가능 콘텐츠) 출시를 계기로 다시 글로벌 팬덤의 주목을 받는 가운데, 회사는 실적 반등과 IP(지식재산권) 확장을 위한 콘텐츠 중심 전략에 한층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지난 2023년 하반기 ‘P의 거짓’은 콘솔과 PC 플랫폼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네오위즈를 단숨에 콘솔 게임 개발사 반열에 올려놨다. 그러나 서비스 2년 차에 접어든 올해 초부터는 성장세가 주춤했고, 대표작의 효과의 한계가 서서히 감지됐다. 최근 실적은 단기 흥행을 넘어, 이제는 IP의 지속성과 방향성을 가늠할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읽힌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네오위즈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한 890억원, 영업이익은 31.1% 줄어든 102억원, 당기순이익은 61억원으로 57.4% 하락했다. ‘P의 거짓’이 포함된 PC·콘솔 부문 매출은 3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 감소했다. 출시 효과가 일단락되고 콘텐츠 소비 피로가 누적되며 매출이 하향세로 접어든 양상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네오위즈는 DLC ‘P의 거짓: 서곡’을 통해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 이달 초 북미 게임쇼 ‘서머게임페스트’에서 깜짝 공개된 해당 콘텐츠는 출시 직후 스팀 유료 게임 글로벌 판매 순위 1위, 플레이스테이션 한국 순위 4위를 기록하며 반응을 끌어냈다.
여기에 본편 50% 할인 이벤트까지 더해지며 신규 유입과 재구매 수요가 동시에 작동했다. 네오위즈 측은 “엑스박스 게임패스를 통한 구독 제공에도 불구하고 유료 판매만으로 300만장 돌파라는 의미 있는 결과를 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DLC 효과로 ‘P의 거짓’의 프랜차이즈 가능성이 입증됐다”며 본편 40만장과 DLC 110만장 기준으로 약 411억원의 추가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내년 이후 5개의 콘솔 신작 출시가 예정돼 있어, 네오위즈의 중장기 경쟁력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목표주가는 기존 3만1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네오위즈는 팬덤 강화와 내부 개발 동기 부여를 동시에 겨냥한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DLC 제작에 참여한 라운드8 스튜디오 전 직원에게는 1인당 1000만원의 인센티브와 2주간의 포상 휴가,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2 콘솔이 지급됐다. 격려와 보상이 동시에 작동하며 개발 환경의 신뢰도 역시 높아졌다는 평가다.
굿즈 마케팅도 유저 결속력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공식 한글판 아트북은 와디즈 펀딩을 통해 선출시됐고, 게임 내 인기 캐릭터 ‘소피아’ 피규어는 100개 한정판으로 제작돼 주목을 받았다. 해당 굿즈는 펀딩 종료 이후 교보문고, 예스24 등 온·오프라인 서점에서도 판매되며 콘텐츠 유니버스 확장에도 기여하고 있다.
◆후속작과 중국 진출도 본격화…글로벌 인디 생태계 연계 전략
P의 거짓 외에도 네오위즈는 다양한 신작과 중국 진출 행보를 통해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내러티브 어드벤처 ‘안녕서울: 이태원편’과 로그라이크 게임 ‘셰이프 오브 드림즈’는 올해 안에 출시될 예정이며, 이달 말 열리는 중국 ‘지 퓨전 게임 페스트 2025’에서 현지 이용자에게 데모가 공개된다.
또한 네오위즈는 중국 게임 플랫폼 ‘코어블레이저’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인디게임 공동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오는 7월에는 상하이에서 개최되는 ‘코어블레이저 게임 페스트’에도 참가해 퍼블리싱, 투자, 한중 콘텐츠 교류 등 B2B 기반 글로벌 진출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코어블레이저와의 협업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고, 장기적인 파트너십 모델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DLC ‘서곡’을 기점으로 글로벌 판매량 300만장을 다시 넘어선 ‘P의 거짓’. 그러나 이번 반등이 일회성에 그칠지, 아니면 구조적 전환의 출발점이 될지는 아직 단언하기 어렵다. 관건은 IP의 생명력을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느냐다. 콘텐츠 수명 주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향후 성과의 방향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DLC 흥행으로 반등 가능성은 확인됐지만, IP의 생존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는 콘텐츠의 지속성과 글로벌 이용자 유지율”이라며 “지금부터는 단순한 판매량보다 얼마나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지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팬덤의 결속력과 개발 역량이 동시에 뒷받침되지 않으면, 현재의 상승세도 오래가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임소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