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삼성 이재용 제치고 ‘영업익 왕관’…총수별 경영 성적표 희비 엇갈려
지난해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받은 경영 성적표에서 총매출과 고용, 당기순익 세 부문에서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이끄는 삼성이 정상 자리를 지켰지만, 영업이익 1위는 SK 최태원 회장에게 돌아가면서 경영 성과의 균형추가 흔들렸다.
기업분석 전문기관 한국CXO연구소는 25일 국내 공정자산 5조 원 이상 92개 그룹 총수를 대상으로 13개 주요 항목의 2024년 경영 성적을 종합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삼성은 그룹 총수 기준으로 매출 399조6362억원, 당기순익 41조6022억원, 고용인원 28만4761명으로 각각 1위를 기록하며 규모 면에서는 여전히 독보적인 위상을 보였다.
하지만 이익률 면에서는 SK가 삼성을 앞질렀다.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그룹은 2024년 영업이익 27조1385억원을 기록하며 삼성의 27조352억원을 불과 0.4% 차이로 앞섰다.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이 주요 원동력이었다. 하이닉스는 21조331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삼성전자(12조3610억원)를 크게 따돌렸고, 반대로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각각 감소하며 삼성 전체 수익에 타격을 줬다.
SK는 그룹 순익 증가율에서도 압도적이었다. 2023년 6582억원이었던 당기순익이 1년 만에 18조3595억원으로 2689.1% 폭등했다. 이는 삼성의 순익 증가율(–4.4%)과 대조된다.
영업이익률과 순익률 부문에서는 장병규 의장이 이끄는 크래프톤이 돋보였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매출 2조7512억원 중 1조2083억원을 영업이익으로 거두며 43.9%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고, 순익률 역시 50%로 1위를 차지했다. 빗썸(영업이익률 39.7%, 순익률 44.8%)과 넥슨(영업이익률 32.8%, 순익률 41.2%)이 뒤를 이었다.
외형 확장세는 한국앤컴퍼니와 고려에이치씨가 주도했다. 조현범 회장이 이끄는 한국앤컴퍼니는 매출이 전년 대비 100.4% 증가하며 8조4668억원을 기록했고, 박정석 회장의 고려에이치씨는 영업이익이 1년 만에 1450.3% 급증하며 7029억원에 도달했다. 특히 고려해운은 영업손실에서 4113억원 흑자로 반전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은 그룹 1인당 매출 36억3500만원으로 해당 부문 1위에 올랐고, 엠디엠 문주현 회장은 1인당 영업이익 9억4100만원으로 1위, 신영 정춘보 회장은 1인당 순익 6억1500만원으로 선두에 섰다. 다만 지난해 4개 항목에서 정상을 차지했던 문 회장은 올해 1개 항목에서만 1위를 유지했다.
정의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은 삼성에 이어 전체 매출(292조1195억원), 당기순익(23조7712억원), 고용(20만3915명) 부문에서 2위를 유지했고, 영업이익은 SK와 삼성에 밀려 3위를 기록했다.
반면 LG 구광모 회장은 대조적인 실적표를 받았다. 그룹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손익은 2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고, 당기순익도 순손실로 전환됐다. LG는 지난해 그룹 차원에서 870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오일선 CXO연구소 소장은 “삼성은 2년 연속 영업이익 부문 1위에서 밀려났고, LG는 손익 부문에서 전반적인 부진을 보이며 대조적인 한 해를 보냈다”며 “올해 SK가 영업이익 왕좌를 지켜낼지, 삼성의 재탈환이 이뤄질지가 경영계의 핵심 관심사”라고 분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