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넉 달 만에 위축
제조·비제조 동반 부진 한은 "기업 체감경기 좋은 상태 아냐"
수출 둔화와 지정학 리스크, 건설 경기 침체가 맞물리며 이달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넉 달 만에 다시 위축됐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 따르면, 이달 전 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0.2로 전월보다 0.5포인트(p) 하락했다. CBSI는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석 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으나, 이번 조사에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CBSI는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주요 항목을 반영한 지수로, 장기 평균치인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낙관, 이하면 비관적인 심리를 뜻한다. 현재 지수는 여전히 평균선을 밑도는 수준이다.
제조업 체감경기(CBSI)는 94.4로 한 달 전보다 0.3p 하락했다. 철강·알루미늄 등 원자재에 대한 관세율 인상,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리를 위축시켰다. 올 1월 이후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던 제조업 체감경기가 6개월 만에 꺾였다.
비제조업 CBSI도 87.4로 0.7p 떨어졌다. 매출과 채산성이 동반 부진하며 넉 달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특히 건설·부동산업의 침체가 두드러졌다. 주택 경기 약세에 더해 토목 공사 수주 부진, 지방 상업용 부동산 거래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여가·예술 관련 서비스업도 골프장과 공연장 방문객 감소 영향이 반영됐다.
세부 업종별로는 유가 상승의 여파로 에틸렌 마진이 줄면서 화학 업종이 부진했다. 자동차 산업의 수요 둔화로 금속가공 업종의 체감경기도 악화됐다.
다만 경제심리지수(ESI)는 92.8로 전월보다 0.6p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CSI)의 개선이 지수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계절 조정치를 반영한 ESI 순환변동치는 89.3으로 0.2p 올랐다.
7월 CBSI 전망치는 전 산업 기준 89.4로 이달보다 0.1p 낮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비제조업은 86.7로 하락이 예상된 반면, 제조업은 93.4로 소폭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이혜영 한국은행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전월 대비 큰 폭의 악화는 아니지만, 장기 평균에 못 미치고 있어 기업 체감경기가 좋은 상태라고 보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 국내 추경 집행 시기, 내수 회복 속도 등이 향후 흐름을 결정지을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