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상법개정안 등 줄줄이 국회 문턱...野 '입법폭주TF'로 저지선

노란봉투법, 방송3법, 농업4법 쟁점법안도 처리 임박 여야 합의 난항, 이재명 정부 초기부터 대치 정국 형성 민주당 단독처리 불사..국힘 "소수야당이지만 야당 책무"

2025-06-26     설인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DB.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추가경정예산안(추경)과 함께 상법 개정안, 노란봉투법, 방송3법, 농업 4법 등 쟁점법안 처리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입법 폭주'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처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30조 5천억원 규모의 추경안에 대한 각 상임위별로 예비 심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26일 국회 본회의 시정연설에서 여야의 협조를 당부한 바 있다. 

민주당은 오는 7월 4일을 '추경 데드라인'으로 설정하고, 6월 임시국회 내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추경안에 포함된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 당선 축하금'으로 규정하며 삭감을 예고하고 있다. 

국회는 또한 27일 본회의에서 공석인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비롯해, 법사위원장, 기획재정위원장,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운영위원장 등 5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상임위원장 배분을 두고 여야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법안 처리에 난항이 예상된다.

민주당 김병기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모 처에서 가진 오찬 겸 회동에서 논의를 이어갔지만 합의점에는 도달하지 못 했다. 

상법 개정안의 경우 국민의힘은 '외국 투기 공격 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등의 우려를 제기하며 부정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기업 경영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재계의 입장을 거들고 있다. 송 원내대표는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들 수 있으며, 기업의 안정적인 경영을 침해할 수 있는 위험한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방송3법(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은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을 목표로 한다.  KBS, MBC, EBS 등  이사회 구성 및 사장 추천 방식 등을 변경하여 정치적 영향력을 줄이고,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국회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방송3법' 오는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속전속결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공영방송 영구 장악 시도"라며 맞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양당 오찬 회동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마찬가지로 윤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됐던  '농업 4법(양곡관리법,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농어업재해보험법, 농어업재해대책법'도 재추진된다. 법안은 쌀값 안정, 농산물 가격 보장, 식량 주권 등의 취지를 담고 있지만, 시장 원리를 왜곡하고, 정부의 재정 부담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최근 유임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윤 정부 시기 '농망법(농업을 망치는 법)'이라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정부와 여당은 내일(27일) 당정협의회에서 송 장관의 입장을 물을 예정이다. 

압도적 다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협의가 되지 않을 경우 단독 처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언급하며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와 함께 민생 회복의 골든타임을 절대 놓치지 않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와 달리 국민의힘은 '입법 폭주를 저지하기 위한 당내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선언하고 대응에 나섰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전 개최한 의원총회에서 "소수야당으로서 의원들이 느끼고 있는 허탈감과 무력감 이해할 수 있지만 국민과 역사가 야당에 부여한 역할과 책무에 대해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