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전남지부 "도교육청, 수능 통계 조작 사과하고 재발 방지하라!"
도교육청 보도자료 '하위권 줄고 상위권 늘었다'는 '날조'…도민 기만·성과지상주의 맹비난
전남도교육청이 지난 6월 9일 배포한 수능 성적 보도자료가 '통계 왜곡’이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역사회에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전남교육회의, 전교조전남지부, 참교육학부모회 전남지부, 전남교육연구소, 대학무상화평준화운동본부 전남본부, 전남참교육동지회, 전남민교협 등 7개 단체는 26일 전남교육청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도교육청의 무책임한 성과 홍보 행태를 맹비판하며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하위권 줄고 상위권 늘었다'는 전남교육청의 수능 성적 보도자료가 사실상 조작된 통계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도민과 교육공동체의 분노가 증폭된 가운데 개최됐다.
전남교육회의 한봉철 상임대표는 "교육청이 정책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진실을 외면하고 통계를 조작한 것은 행정의 무책임 그 자체이며, 도민의 신뢰를 정면으로 배신한 행위"라고 힐난했다.
이어 "교육청의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책임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이 반드시 공식적으로 발표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전남본부 이병용 본부장은 "전남의 학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것처럼 포장했지만, 실제로는 비교 기준이 조작되고 자료는 왜곡되었다"며, "이는 교육에 대한 도민의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정책이 다시 진실 위에 서고, 교육이 다시 사람을 향할 수 있도록 우리는 멈추지 않고 말하고 행동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밝혔다.
전교조전남지부 신왕식 지부장은 "점수 중심의 낡은 학력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지부장은 "교육청은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아이들을 점수로 줄 세우는 교육이 아니라, 삶을 중심에 둔 교육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공동 기자회견문에서는 전남교육청의 수능 통계 조작이 단순한 실수가 아닌, 교육 성과를 부풀리려는 계획적인 왜곡이며, 이는 도민을 기만하고 교사와 학생의 노력을 홍보의 도구로 삼은 매우 심각한 사안임을 분명히 지적했다.
참여 단체들은 다음과 같은 요구사항을 전남교육청에 제시했다.
▲전남교육청은 수능 성적 통계 왜곡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 및 재발 방지 대책을 즉시 마련하라 ▲수능 성적을 정책 성과 홍보의 도구로 삼는 태도를 즉각 중단하고, 교육감의 교육 철학과 학력관을 도민 앞에 공개하라 ▲조작된 통계를 기반으로 도민에게 대량 문자를 발송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신뢰 회복을 위한 후속 조치를 취하라
참여 단체들은 전남교육이 다시 교육의 본질인 '사람과 성장'에 집중하기를 바라며, 성과지상주의와 통계 포장 중심의 교육 행정을 중단할 것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한편 전남도교육청은 이날 전교조 전남지부 등 7개 단체의 수능 성적 분석 발표에 대한 '조작과 과장', '정치적 왜곡' 주장에 대해 반박 입장문을 냈다. 전남교육청은 수능 성적 통계가 '조작'되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단수한 수기 입력 착오였고 이를 즉시 인지해 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능 분석은 과장된 홍보가 아닌 학생 성취도 변화 공유와 진학 지도를 위한 것이었으며, 투명한 소통과 책임있는 자세로 교육 현안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의 파장이 커진 근저에는 김대중 전남도교육감이 그동안 교육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교육구성원들로부터 신뢰를 얻는데 실패한데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남교육의 신뢰를 회복하고, 진정한 교육 발전을 위한 전환점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트레이트뉴스 전남=문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