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초입부터 '반쪽 국회'...급기야 '전면전' 태세

국민의힘 예결위도 '보이콧', 민주당 "민생회복 발목" 40여 건 민생법안, 與 단독처리 가능성

2025-06-30     설인호 기자
30일 오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30조 5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심사에 착수한 가운데, 여야가 '정면 충돌'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침체된 내수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추경안의 신속한 처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추경안을 '현금 살포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전면 '보이콧'을 선언하고 장외 여론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30일 오전 국회에서 예결위 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종합정책질의를 단 하루만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에 반발하며 집단 퇴장했다.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여야 간사간 협의를 통해 심사 일정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했다. 박 의원은 "우리는 허수아비냐, 들러리냐"며 "행정권과 입법권,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을 다 가지고 입법독재를 넘어 예결독재까지 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정작 민생 회복을 일방적으로 발목잡고 있는 것은 국민의힘"이라며 "민의에 귀 막고 내란 수괴만 감싸던 내란 정당답다"고 맞받아쳤다. 

김병기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이보다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오늘 이 시간부로 '민생 방해 세력과의 전면전', '민생 전면전'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동조, 민생 방해 세력과의 원칙 없는 협상과 타협은 절대 없다"며 "민주당은 6월 국회 안에 민생추경, 총리 인준, 민생개혁 법안을 신속 처리해서 민생경제 회복의 전환점을 만들 것"이라고 의지를 피력했다. 

민주당 '우군'인 조국혁신당도 국민의힘의 '보이콧'을 비판하며 민주당을 거들고 나섰다. 이해민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국회 청개구리인가? 국민이 원하는 반대로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등의 본회의장 앞 농성에 대해서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국회 로텐더홀에 텐트 치고, 세비로 구매한 값비싼 도시락을 즐기면서 농성 코스프레를 하는 모습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오는 7월 3일을 추경안 처리 시한으로 정하고 여야 합의를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여야 갈등이 지속될 경우 약 40여 건에 달하는 민생법안도 여당 단독으로 처리될 수 있다. 이 경우 국민들이 여야 모두에게 고운 시선을 보낼리 만무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2일 여야 지도부 회동에서 '정치 복원' 의지를 표명하며 '여야 소통'을 당부한 바 있다. 하지만 시급한 민생 현안을 두고 국회가 사실상 '반쪽' 운영되면서 새 정부 초입부터 '협치'가 무색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