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안철수 '투톱' 체제...'두 마리 토끼' 잡을까?

안철수 혁신위원장 내정, 대여투쟁·중도확장 의도 변화·쇄신 의지 피력, '윤석열과 결별' 공식화  여당 반응 '싸늘'..."내란 결별 없는공허한 쇼"

2025-07-02     설인호 기자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안철수 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국민의힘이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와 안철수 혁신위원장 체제를 동시에 가동하며 정치적 위기 국면 타개에 나섰다. 당의 안정과 혁신을 병행하려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이 어떤 성과를 낼지 이목이 쏠린다. 

송 위원장은 2일 오전 가진 취임 기자회견에서 "12·3 불법 비상계엄과 이로 인한 대통령 탄핵, 대선 패배에 이르기까지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실망을 끼쳐 드렸다"며 "이런 과오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성찰과 각오를 새기고 또 새기면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승리하는 야당으로 거듭나는 데 초석을 놓겠다"며 "야당다운 야당으로 거듭나서 비판과 견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송 위원장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안철수 의원을 혁신위원장에 내정한다고 했다. 그는 "당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진할 혁신안을 마련하겠다"며 "시대 변화에 조응하고 선도하는 혁신의 길을 걷겠다"고 했다. 

안 의원도 이에 응답하듯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지금 사망 선고 직전의 코마 상태에 놓여 있다"며 "과거의 잘못을 철저히 반성하고 냉정히 평가하겠다. 보수정치를 오염시킨 고름과 종기를 적출하겠다. 국민과 다시 호흡하는 정당, 정상 정당의 처방전을 만들겠다"고 썼다. 

송 위원장이 안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내정한 데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거리두기'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찬성하고 비상계엄 문건 논란 등에 대해 공개 비판한 바 있다. 

떠한 안 의원이 당 지도부에 등장한 데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당의 변화를 상징하는 메시지라는 분석과 함께 당 대표 후보로 오르내리는 한동훈 전 대표와 김문수 전 대선 후보 등에 대한 견제가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중도층과 수도권 민심에 일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안 위원장이 혁신의 전면에 나섬으로써 총선과 대선 전략에도 일정 정도의 파급 효과를 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이 투트랙 전략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두 리더 간의 당내 수용성이 필수적이다. 단기적 '땜질' 처방에 그칠 경우 전력이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혁신위가 마련한 당 개혁안이 당내 '친윤계' 의원들의 저항을 뚫어낼 지도 의문이다. 

한편 송 위원장은 최근 여당의 '입법 드라이브'와 김민석 국무총리 인준 강행에 대해 '양두구육(羊頭狗肉)'으로 비유하며 강도 높은 대여 투쟁도 함께 예고했다. 

송 위원장은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다수 장관 후보자의 도덕성과 능력에서 심각한 결격 사유가 드러나고 있다. 집권 여당은 야당에 전면전을 선포하고 의회 폭주에 시동을 걸었다"고 비판했다. 

이를 받아들이는 여당의 반응은 싸늘하다.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송 위원장의 회견에 대해 '염치없는 사과나 혁신쇼'라고 폄하했다. 

황 대변인은 "참을 수 없을 만큼 가벼운 사과"라며 "윤석열은 탈당했으니 아무 상관없는 남남이고, 내란 동조는 과거이니 잊으라는 말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총리 인준, 추경, 상법 개정 등 국정 안정과 민생 회복, 경제 성장을 위한 새 정부의 노력을 발목 잡으려 드는 국민의힘을 믿을 국민은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