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꺼낸 '칼'...'친윤' 독점 구도 흔들

당대표 출마 공식화, '비윤계' 결집 유도  "당 끝없이 추락, 메스가 아니라 칼을 들겠다"

2025-07-07     설인호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위원장을 사퇴하고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혁신위원장직을 수락한 지 닷새 만에 전격 사퇴했다. 당 지도부를 장악한 '친윤계'에 대한 불만을 표출함과 동시, '비명계' 결집 신호탄이라는 해석이다.

안 의원은 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 없는 날치기 혁신은 거부한다"며 "정당 혁신을 위해 직접 당대표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국민들께 혁신의 의지를 보여드리기 위해 먼저 최소한의 인적 청산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판단 아래 비대위와 수차례 협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당을 위한 절박한 마음으로 혁신위원장 제의를 수락했지만 혁신위원장 내정자로서 혁신의 문을 열기도 전에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고 했다.

아울러 "12.3 계엄, 탄핵, 그리고 지난 대선의 참담한 실패를 거치며, 우리 당은 끝없이 추락했다"며 "그렇다면 메스가 아니라 직접 칼을 들겠다"며 당대표 도전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당혹감을 표출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당초 안 의원의 의견을 존중하며 백서 작성 등 여러 방안을 검토했으나 결과적으로 협의가 무산돼 유감"며 "(당대표 출마) 뜻은 존중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의 혁신위원장 사퇴 배경에는 내부 비판과  '급진적 쇄신'에 대한 친윤계의 견제가 배경으로 작용한다. 한동훈 전 대표와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 이날 사퇴한 안 의원은 모두 친윤계와 사사건건 대립해왔다. 

또한 당내 일부 중진들은 "친윤 일색 체제로는 총선 승리를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공유되고 있어, 안 의원을 중심으로 '비윤 연대' 또는 단일화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지난 대선 전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긴 양향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용태 비대위원장에 뒤이어 안철수 혁신위원장 체제마저 실패하면서, 당의 기득권이자 주류인 영남 친윤 세력이 얼마나 강하게 혁신을 거부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는지 다시 한번 알게 됐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안철수 의원이 포기할 정도면 이들에게는 답이 없다"며 "국민이 바라고 당원이 원하는 변화와 혁신을 위해, 부당한 기득권과 용기 있게 싸울 사람이 절실한 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