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9곳 “미국 관세 15% 넘으면 수출 버티기 어려워”

하반기 수출 1.6% 감소 전망…철강·선박·석유화학 ‘직격탄’

2025-07-11     박응서 기자
한경협이 10대 수출 주력 업종을 영위하는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하반기 수출 전망 조사’ 결과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6%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사진은 수출과 수입 관련 컨테이너가 출입을 반복하는 부산 신항. 연합뉴스

국내 수출기업 10곳 중 9곳은 미국의 관세 인상률이 15%를 초과하면 버티기 어렵다고 답했다. 하반기 수출은 철강, 선박,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평균 1.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11일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10대 수출 주력 업종을 영위하는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하반기 수출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시장조사기관 모노리서치가 수행했으며, 150개 기업이 응답에 참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6%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전자부품(1.3%)과 바이오헬스(1.6%) 등 일부 업종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철강(△5.0%), 선박(△2.5%), 석유화학(△2.2%) 등 6개 업종은 수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반기 수출에 가장 큰 리스크로는 ‘미국 관세 정책’이 꼽혔다. 전체 응답 기업의 53.3%가 최대 위협 요소로 미국의 고율 관세를 지목했고, 이어 글로벌 수요 침체(14.0%), 미·중 통상 갈등(12.7%) 순이었다.

특히 응답 기업의 92.0%는 미국이 관세를 15% 이상 부과할 경우 감내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이 중 42.0%는 ‘10% 미만도 감당이 어렵다’고 답했고, 50.0%는 ‘10~15% 수준까지는 버틸 수 있다’고 답했다.

관세 인상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는 원가절감(33.7%), 수출단가 조정(33.2%), 해외 현지 생산 확대(14.7%)가 꼽혔으며, 14.2%는 ‘특별한 대응 방안이 없다’고 답해 체계적인 대응책 부재를 드러냈다.

수출 채산성 전망도 밝지 않다. 응답 기업의 38.7%는 하반기 채산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으며, 개선 전망은 14.0%에 그쳤다. 전년 수준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47.3%였다.

채산성 악화 이유로는 관세 부담 증가(44.8%), 수출단가 하락(34.5%), 운영비용 상승(13.8%)이 지목됐다. 업종별로는 자동차부품, 일반기계, 철강 등에서 채산성 악화 우려가 컸고, 반도체와 선박은 개선 기대가 높았다.

기업들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으로 통상협정을 통한 관세 부담 완화(37.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세제지원 확대(18.7%), 신규 수출시장 개척(12.6%) 순이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미국의 고관세 정책과 세계적 수요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적인 원가절감보다 통상협정 확대와 수출시장 다변화,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