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IPO 도전] ➃ 두나무, ‘주주이익’ 우선

비상장주식 실거래가, 11만~12만원대에서 형성

2025-07-14     조성진 기자

최근 공모주 시장이 다시 분주해지고 있다핀테크부터 인공지능(AI) 바이오건설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 준비에 나선 상황이다스트레이트뉴스는 <파죽지, IPO 도전시리즈를 통해 예비심사증권신고서 정정주관사 선정  자본시장 회복세 속에서 상장을 추진하거나 검토 중인 주요 기업들의 전략과 과제를 집중 조명하고자 한다  

두나무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면서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공지능(AI)과 보안 기반 기술 투자, 자금세탁방지(AML) 체계 강화 등을 통해 지능형 플랫폼으로 진화하려는 중장기 전략도 병행 중이다. 업계에선 두나무가 제도권 편입의 시험대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규제 대응력과 신뢰 확보가 향후 성장의 핵심 조건으로 대두된다.


◆ 주주이익 극대화 우선…다양한 방안 검토


국내 최대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자본시장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최근 업계에서는 두나무가 기업공개(IPO)를 본격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의견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투자 이벤트를 넘어 디지털자산 산업 전반의 활력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은다.

14일 두나무 관계자는 스트레이트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현재 주주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IPO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는 두나무가 ‘IPO 추진 가능성을 닫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재 두나무의 주요 주주는 송치형 회장(25.6%)을 비롯해 김형년 부회장(13.1%) 카카오인베스트먼트(10.6%) 우리기술투자(7.2%) 한화투자증권(5.95%) 등이 있다. 

최근 비상장 시장에서 두나무의 주가는 11만~12만원대에서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시가총액 기준 약 4조7000억원 수준에 해당한다. 초기 투자자들이 진입한 밸류에이션과 비교할 때, IPO 성사가 유의미해지려면 이보다 높은 수준의 가치평가가 요구된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비상장 주가가 우샹향을 그리는 건, 2026년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시장에서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나무는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갖춘 드문 디지털 금융 기업으로, 자본시장에서도 흥미롭게 보고 있는 매물”이라며 “IPO 공식일정이 발표나면 관련 산업에 연쇄적인 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비트코인 반감기와 미국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등 외부 요인에 힘입어 두나무는 연결 기준 1분기 매출 5311억원, 영업이익 3356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분기 대비 60.5%, 39.6% 증가한 수치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따르면, 2024년 2월 말 기준 업비트 회원 수는 982만명에 달하며, 3월에는 1000만명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 경제활동 인구 2명 중 1명이 업비트를 사용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케 한다. 후속 거래소인 코인원(320만명), 빗썸(236만명), 코빗(77만명), 고팍스(15만명) 등과 비교하면 단일 플랫폼으로는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거래량으로도 이어진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업비트는 2025년 상반기 기준 전 세계 스팟 거래소 중 상위 10위권 내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국내 시장 점유율은 80% 이상으로 추산된다.

증권플러스 비상장 로고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두나무가 운영 중인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의 가치다. 해당 플랫폼은 2025년 1분기 기준 누적 가입자 140만 명, 거래대금 1조1000억원 이상을 기록하며 업계 최대 규모로 자리매김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에 대해 조사 중이나, 금융당국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두나무의 증권형 토큰(STO) 사업 진입을 제도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이는 향후 사업 다각화 및 플랫폼 기반 수익 확대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IB업계 다른 관계자는 “결국 두나무의 IPO는 단순히 ‘업비트 운영사’에 그치지 않고, 비상장 플랫폼·STO 인프라·가상자산 수탁 및 마켓메이킹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의 성장성과 규제 정합성을 종합적으로 평가받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IPO 추진 가능성을 둘러싼 분석에는 기존 주주구성, 수익구조의 민감도, 정책 변화의 파급력, 그리고 플랫폼 가치의 재평가 등이 보다 입체적으로 다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AI·보안 역량으로 디지털금융 진화 이끈다”


일각에선 두나무 IPO 추진 여부보다 오히려 기술 방향성을 주목한다. 6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오경석 대표는 “기술과 보안의 강력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를 언급하며 AI 기반 플랫폼 진화를 강조했다.

오 대표는 “생성형 AI의 급격한 발전은 고객 응대 자동화, 이상 거래 탐지,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 등 디지털 자산 플랫폼의 핵심 기능에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며 “두나무는 이를 위협이 아닌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기술적 기반 구축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두나무는 자체 개발한 차세대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에 AI 기능을 탑재, STR(의심거래보고)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작년 '업비트 D 콘퍼런스' 행사에서 연설한 모습. 뉴스1 제공.

특히 100만원 이하의 소액 출금에 대해서도 입금처 확인이 없으면 제한하는 등 엄격한 입출금 정책을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전담 인력을 배치해 실시간 이상 거래를 탐지하고,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하는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외 규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두나무는 내부통제와 컴플라이언스 기능 강화에도 적극적이다. FATF 권고사항에 부합하는 고객확인(KYC) 절차와 고도화된 AML 시스템 운영은 이미 시장에서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특히 최근 국제 금융감독당국 간 협력이 확대되면서, 거래소의 글로벌 운영능력과 리스크 관리 역량은 상장의 전제조건으로까지 여겨지는 추세다. 이 점에서 두나무의 리스크 대응 전략은 투자자 관점에서도 안정적 신호로 작용한다.


◆ 두나무의 중장기 비전은?


현재까지 업비트는 수차례의 시스템 점검과 거래소 보안 사고 대응을 통해 국내 거래소 중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이미지를 확보해왔다.

두나무는 단순히 가상자산 거래소를 넘어, ‘지능형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선언하고 있다. AI 기술 고도화는 물론, 증권형토큰(STO) 인프라, 대체불가토큰(NFT) 확장, 글로벌 진출 등을 진행 중이다.

특히 STO의 경우, 국내 금융당국이 2025년 말부터 본격 허용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두나무는 기술적·법적 기반을 사전에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FT 분야 역시, 자회사인 람다256을 통한 블록체인 플랫폼 ‘루니버스’의 활용도를 높이며 메타버스 및 게임 연계 사업으로 확장 중이다.

업비트 거래소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종목들. 조성진 기자 촬영.

일각에선 “두나무가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규제의 명확성과 신뢰 제고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가상자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나무는 국내 디지털금융 산업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데 있어 중요한 시험대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업”이라며 “이런 맥락에서 규제 기관과의 협력, 정책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응, 사회적 책임 이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투명성과 이용자 신뢰를 확보하는 일은 단기 실적을 넘어서, 두나무가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