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효성, 출범 1주년 성공궤도 안착 기대감 속 '흔들'?
HS효성, 독립 출범 1주년…첨단소재 사업 추진·재원 마련 속도 수장 조현상 부회장, 김건희 특검 연루…오너리스크 점화 우려
HS효성이 독립 출범한 지 1주년을 맞이하며 체제 안정화에 속도를 내던 가운데 HS효성을 이끄는 수장 조현상 부회장의 사법리스크 발생 우려가 커지면서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김건희 여사의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 씨와 관련된 의혹에 연루되면서 오는 21일 특별검사팀(특검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조 부회장은 지난해 HS효성의 수장으로 나서면서 글로벌 경영 행보를 확대해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인 가운데 조 부회장이 APEC의 기업자문위원회(ABAC) 의장직을수행하며 본격적인 민간 외교 활동에 나서고 있다.
총 4차례 정례회의를 주관하며 '경주 선언' 도출을 목표로 정책 건의문 수립을 주도하고 있는 중으로, 지난 2월(호주)과 4월(캐나다) 회의에 참석했으며 이 달에는 오는 18일까지 베트남 하이퐁시에서 열리는 3차 ABAC 회의에 참석한다.
최근에는 출범 1주년을 맞이해 HS효성 내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조 부회장은 기념식에서 "우리가 이룬 1년은 단순한 기업 활동이 아니라 창업 그 자체였다"며 "임직원 모두가 HS효성의 경영자이자 창업자이며 파운딩 스피릿을 가슴에 품고 앞으로 더 큰 역사를 만들어가자"고 독려했다.
이어 "인공지능(AI) 등 기술 혁명으로 앞으로는 깊이의 싸움이 치열할 것"이라며 "최근 강화된 연구개발(R&D) 활동을 통해 과학, 기술, 지적 자산 그리고 우리 모두의 집단지성으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깊이를 만들어 유일의 가치를 만들어내자"고 강조했다.
HS효성은 지난해 7월 1일자로 독립 출범했으며 현재 계열사 HS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탄소섬유, 아라미드 등 고부가가치 첨단소재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알짜 사업이었던 타이어스틸코드를 매각해 재원 마련에 나서고 있다. 중심이 되는 계열사 HS효성첨단소재의 실적 상승을 이끄는 한편 마련한 자금으로 미래 먹거리인 AI, 친환경 소재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석유화학 산업 업황 불황에도 HS효성첨단소재는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증권은 HS효성첨단소재의 올해 매출이 3조4810억원, 영업이익이 23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 7.0% 증가한 규모다.
그러나 출범 1주년을 맞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수장인 조 부회장이 김건희 특검 수사에 연루되면서 사법리스크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HS효성은 김건희씨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씨가 대주주로 있던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투자했는데, 이를 두고 특검이 조사에 나선 것이다.
특검 측은 해당 투자가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행보에 반한다고 보고 있다. 투자 당시 IMS모빌리티는 누적 손실금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자본잠식 상태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특검은 당시 HS효성이 경영진의 계열사 신고 누락 및 세금 탈루 등의 의혹들이 불거진 시점인데다 조 부회장 비리에 대한 측근의 폭로 등이 잇따른 시점에 투자가 결정돼 대가성 등이 있었는지를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HS효성은 지난 2023년 IMS에 35억원을 투자했다. HS효성더클래스, 신성자동차, HS효성토요타, HS효성더프리미엄 등 효성그룹에서 분리되기 전 시절부터 조 부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던 계열사들이 각각 5억~10억원씩 투자했다. 단, 모두 '후순위 채권'이라 상환을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조 부회장은 본래 오는 17일 참고인 조사 출석을 통보받았다. 그러나 베트남 출장 일정으로 해당 날짜에 조사에 응할 수 없게 되자 21일로 연기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조 부회장은 15~18일 베트남 출장 관계로 오는 21일 오전 10시에 출석하기로 일정이 조율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 부회장이 특검으로부터 단순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통보를 받은 것인지 피의자 신분인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HS효성 측은 참고인 조사 출석 요구에는 성실히 응하지만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HS효성 측은 "투자 결정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와 김예성 씨의 연관성을 알지 못했고 IMS모빌리티가 유망한 플랫폼 기업이라는 판단에 투자를 결정한 정상적인 경영활동"이라고 설명했다.
출범 1주년을 맞아 체제 정상화에 힘써야 하는 시점에 수장인 조 부회장의 사법리스크 발생 우려가 높아지면서 HS효성을 둘러싸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사업 역량 확대, 지주사 지배력 강화, 주주가치 제고 등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시기인데, 조 부회장의 경영 공백이 발생하면 체제 안정화가 더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HS효성은 조 부회장의 지휘 아래 베트남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탄소섬유와 차세대 소재 생산설비를 확충하는 승부수를 건 상태다. 지난 2018년 베트남 광남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올해 4월 1억40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는 등 HS효성은 지난해부터 베트남 정부 요인들을 잇달아 만나며 해외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또 사법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조 부회장이 국내외 주요 경제외교 무대에서 활동해오고 있던 역할이 축소될 수 있고 이에 따른 대외 신인도 하락과 글로벌 네트워크 활동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투자가 문제의 요소가 있는지, 또 조현상 부회장이 직접 관여한 사실이 있는지는 특검을 통해 확인돼야 하는 부분"이라며 "다만 조사가 시작되면서 이전보다 경영 활동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