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254.47…2% 더 오르면 ‘사상 최고’
역사적 전고점 61.61포인트 남아…관세협상 타결 기대감↑ 최근 100여일 밸류업 불꽃쇼…신정부 출범 이어 삼성전자 ‘바톤’
코스피가 30일 3254.47포인트(+0.74%)로 마감하며 4년여 전 기록한 역사적 전고점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해 말 불거진 계엄사태로 정치적 불안감이 증폭되며 4월까지 급락했던 코스피는 이후 불과 100여일 만에 1000포인트 가까이 급등하며 올해 전세계 증시에서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재명 정부의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 발족과 지난 정부부터 이어진 밸류업이 촉발한 업종별 순환매 장세에 이어, 7월말 관세협상의 성공적 타결에 대한 기대감마저 더해진 가운데 테슬라발 호재를 업고 삼성전자가 마지막 바톤을 쥔 채 달리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3.90포인트(+0.74%) 오른 3254.47포인트로 마감했다.
지난해 코스피는 전세계적인 주가 상승세에 편입하지 못했다.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정치적 불안감이 경제로 전이되며 변동성 확대 속에 코스피는 올해 4월 9일 장중 2284.72까지 밀리며 최악의 상황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후 과도한 저평가 인식과 더불어 안정감을 찾기 시작, 금융주와 지주회사 중심의 밸류업, 방산주와 바이오주의 선전, 그 뒤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며 업종별 키맞추기 랠리가 이어졌다.
7월 중순 3200선에 이를 때까지 쉼없는 행진을 이어가던 코스피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당초 예상보다 낮은 15% 수준에서 협상을 마치자 우리도 그에 준하는 수준에서 마무리 될거라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전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30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워싱턴으로 향했고, 미국이 원하는 조선업 부흥을 책임질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까지 합류하면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이를 반영하듯 올 들어 타 업종 대비 약세를 보였던 현대차 주가가 이날 2.29%, 기아가 4.45% 오르는 등 분위기가 바뀌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25일 테슬라와 약 23조원 규모의 대형 AI 칩 공급 계약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발표 당일 종가 7만400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9월 4일 이후 처음으로 7만원 선을 회복했다. 이후 28일 강보합(+0.28%)으로 외국인과 개인과 힘겨루기로 숨을 고르는 가 싶더니, 30일 종가 7만2600원(+2.83%)으로 완연한 랠리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이끄는 주체는 단연 외국인이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외국인은 30일에만 전체 한국 시장에서 6246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 순매수 행진은 23일(4164억원)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6거래일 동안 약 3조2500억원을 쓸어담았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개인들이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3거래일 동안 차익실현을 통해 약 2조원(1조9712억원) 가량 순매도 하는 동안, 외국인은 1조5250억원 순매수로 물량을 받아냈다.
외국인들의 한국주식 매수는 국내 환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는 전 거래일 대비 7.9원 내린 1,383.1원을 기록했다. 한국 주식을 사기 위해 원화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올라간 영향이다.
한편 삼성전자의 상승 랠리에 불을 당긴 테슬라 CEO 일론머스크는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를 통해 삼성전자와의 계약이 갖는 의미를 설명하며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머스크는 현지시간 29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화상통화를 통해 소통하며 양사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테슬라의 향후 반도체 생산 계획에 대해 삼성전자가 잘 알지못한다는 취지의 글을 남긴 이용자에게 답하는 등 적극적인 옹호자로 나서고 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지금까지 코스피의 반등은 지나진 저평가 해소, 정부의 정책적 드라이브 등이 결합된 결과였지만, 지금 단계에서 5000까지 가려면 기업들의 실적 재평가가 필수적”이라며 “특히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에 제대로 안착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5000 달성의 선결 과제”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