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401(k) 연금에 가상자산 투자 허용

미국에서 가상자산이 401(k) 퇴직연금 계좌에 포함하는 길이 열렸다.

7일(현지시간) 주요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가상자산을 401(k) 퇴직연금 계좌의 투자 옵션으로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 퇴직연금 시장의 자금이 본격적으로 디지털 자산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번 조치는 사모펀드, 부동산 등 전통적인 대체 투자 자산 외에도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을 401(k) 계좌 내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미국의 401(k) 퇴직연금 자산은 약 9조 달러로, 이는 전 세계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따라서 이번 결정이 향후 디지털 자산 시장에 미칠 자금 유입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여진다.

사실 지금까지도 401(k)를 통한 가상자산 투자가 법적으로 명확히 금지된 것은 아니었지만, 미국 노동부는 수탁자들에게 ‘극도의 주의’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5월, 해당 지침이 철회되면서 규제 공백이 발생했고, 이번 행정명령은 이를 보완해 노동부가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도록 했다. 이로써 가상자산은 다른 대체자산과 동등한 투자 대상의 위치를 확보하게 됐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다. 트럼프의 행정명령 서명 소식이 전해진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2.10% 상승한 11만7595달러로 거래되며 이달 들어 처음으로 11만7000달러선을 돌파했다. 

시가총액 기준 2위 암호화폐인 이더리움 역시 5.67% 상승한 3904달러로 4000달러선 회복을 목전에 뒀고, 리플(XRP)은 무려 9.56% 급등해 3.29달러에 거래되며 강세를 이어갔다. 솔라나는 3.59%, 도지코인은 7.65% 각각 상승하며 전반적인 시장의 낙관적 분위기를 반영했다.

갤럭시 디지털의 마이클 노보그라츠 CEO는 이번 조치에 대해 “401(k)는 어마어마한 자본 풀이며, 가상자산에 대한 접근성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수백만 명의 은퇴자들이 디지털 자산 생태계에 진입하는 새로운 경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보는 그간 전통 금융권이 꺼려왔던 가상자산을 제도권 연금 시스템에 편입시킨 선례로 평가받고 있으며, 규제 명확성과 제도적 기반이 마련됨에 따라 자산운용사와 투자 관리자들의 참여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