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 중대재해로 ESG 성적표 비상…S&P 평가서 현대제철에 뒤처져

금융당국, 중대재해 기업에 대출 불이익 검토 신용평가사들 자금조달 영향 모니터링 강화키로 국내 ESG 평가서도 등급 하락 불가피

2025-08-11     이재영 기자
포스코이앤씨 송도사옥. 사진=연합뉴스

 

대통령 경고에도 중대재해가 반복되자 금융 당국에서 제재 효율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다. 특히 반복된 중대재해 사고로 건설 면허 취소까지 거론되는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모회사 포스코홀딩스의 신용도와 ESG 평가에 부담을 안긴다. 최근 S&P글로벌의 ESG 평가에서는 포스코홀딩스의 점수가 현대제철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ESG기준원이 포스코이앤씨 모회사인 포스코홀딩스에 대해 ESG 종합등급을 A로, 평균 이상 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데 반해 SUSTAINALYTICS는 ESG리스크 평가에서 중간 수준인 27.4점, 중간위험 등급을 부과하고 있다.

SUSTAINALYTIC는 1992년 설립됐으며, 현재는 글로벌 펀드 평가회사인 모닝스타의 자회사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ESG 리스크를 평가하고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기관보다 평가주기가 짧은 해외 ESG 평가기관에선 포스코홀딩스가 더욱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무디스, 피치와 함께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꼽히는 미국의 금융정보 분석기업 S&P글로벌은 7월29일 평가에서 포스코홀딩스에 ESG스코어 45점을 부과했다. 100점 만점에 평균을 밑도는 점수다. S&P글로벌은 ESG 평가 정보를 매일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선 SUSTAINALYTICS는 현대제철을 31.7점, 고위험으로 분류해 포스코홀딩스보다 저평가 했다. 반면, S&P글로벌은 최근 평가에서 현대제철에 78점을 부여해, 포스코홀딩스가 더 저평가 받은 게 눈에 띈다. SUSTAINAYTICS ESG리스크는 점수가 높을수록 부정적이고 S&P글로벌 ESG스코어는 그 반대다.

한국ESG기준원은 포스코홀딩스와 동일하게 현대제철에도 A등급을 부과하고 있다. 한국ESG기준원은 분기마다 등급을 조정하는데 이번 분기 평가에서 포스코홀딩스 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은 있다.

그간 해외 ESG 평가기관들이 한국기업을 평가한 결과에 비해 국내 기관의 평가치가 더 높은 편이라, 글로벌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관과 해외 기관과의 괴리가 커지면 국내 평가 전반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평가주기를 좁히고 등급을 점수처럼 세분화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중대재해 발생 여부를 은행 대출 심사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출 한도 축소, 금리 불이익 등도 함께 논의하고 있다. 중대재해 기업에 대한 자금 조달을 제한해 안전 투자 유인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중대재해 이력을 ESG 평가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는 투자자와 금융기관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신용평가사들도 중대재해 기업에 대해 당국의 제재 동향을 반영하기로 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정부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면허 취소, 영업정지, 공공입찰 제한,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포함한 제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평판위험 확대, 수주기반 약화 등으로 사업경쟁력이 저하되고 안전관리 비용 등으로 인한 영업실적 저하 가능성과 재무적 대응력에 대한 (신용)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건설업계 전반에 대해 “안전 관련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작업일수 증가로 공정이 지연될 경우 건설사들의 책임준공 미이행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도 내재하고 있다”며 “아울러 향후 중대한 안전사고 발생 시 영업정지나 입찰 제한 등 제재로 사업안정성이 저하되는 사례도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한신평은 건설업과 관련한 제반 규제환경 변화와 더불어 실질적인 사업리스크 수준, 금융시장 내 자금조달 영향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이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