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금감원장,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집행 안해”

이찬진 14일 취임, “모험자본 공급 확대…주가조작엔 무관용” “지난 정부서 부실화된 PF 조속히 정리…소비자 보호 강화”

2025-08-14     장석진 기자
취임사를 위해 단상에 오르는 이찬진 신임 금감원장. 연합뉴스 제공.

이찬진 신임 금감원장은 14일 취임식을 갖고, 스스로의 성향을 “과격하지 않다”고 소개하며 "시장의 불안정을 초래할 만한 어떠한 액션도 당장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험자본을 확대하고 이재명 대통령의 기조인 ‘주가조작에 무관용’으로 대처할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지난 정부에서 미완에 그친 PF 정리에 속도를 내고, 소비자 보호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원장은 이날 금감원에서 취임식 이후 기자실을 찾아 본인의 성향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공유하며 "제가 살아온 환경 자체가 혼자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집행하는 쪽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전임 이복현 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 가운데, 검사 출신의 발탁 인사로 자리에 앉았으나 금융회사들 및 내부 직원들과 적지 않은 불협화음을 냈던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전일 신임 금감원장 자리에 이 원장 내정 소식이 전해지자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사이를 넘어 이 대통령 관련 소송에서 변호를 맡는 등 각별한 사이이나, 금융과 관련한 별다른 이력이 없다는 데서 우려섞인 목소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모험자본 공급 확대와 주가조작 엄벌 등 새 정부의 국정 과제를 재확인했다.

그는 "금융 산업이 국가 경제의 대전환을 지원하는 동시에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하겠다"며 "모험자본 공급 펀드, 중소기업 상생지수 등을 도입해 중소·벤처기업에 금융권의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기업이 성장 자금을 시장에서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금융 역시 혁신 흐름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활용 및 디지털 자산 생태계 육성 등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상법 개정안의 성공적인 안착을 지원해 대주주와 일반주주 모두의 권익이 공평하게 존중받을 수 있는 질서를 잡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가조작이나 독점지위 남용 등 시장 질서와 공정을 훼손하는 행위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난 정부 아래 부동산 PF대출이 부실화됐다"며 "PF 잔존 부실을 조속히 정리해 주택·건설 금융을 정상화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부채와 주택가격 사이에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겠다"며 가계부채 총량 관리 방침을 이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원장의 이날 "소비자보호처의 업무체계 혁신과 전문성·효율성 제고에 힘쓰겠다"며 "금융권의 소비자보호 실태에 모니터링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필요 시 감독·검사 기능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국정기획위원회에서 금감원 산하 금융소비자보호처를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분리하는 안이 거론돼온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