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빛 '2000조 초읽기'...2분기 또 25조 늘어

1953조, 사상 최대치...주담대·빚투 급증 여파

2025-08-19     조성진 기자
한국은행 전경. 연합뉴스 제공.

올해 2분기 가계부채가 다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주택 거래가 살아나고 주식시장 반등에 따른 ‘빚투’가 늘어나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동시에 불어난 영향이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6월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5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말(1928조3000억원)보다 24조6000억원 늘어난 수치로, 200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분기 증가 폭 역시 2021년 3분기(35조원) 이후 최대 규모다.

가계신용은 은행·보험사·대부업체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을 더한 포괄적 가계부채를 뜻한다.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지난해 1분기 3조1000억원 줄었다가 한 분기 만에 반등한 뒤, 올해 1분기까지 다섯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왔다.

2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1832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1809조5000억원)보다 23조1000억원 늘었다. 증가액이 전 분기(+3조9000억원)의 6배에 달한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1148조2000억원으로 14조9000억원 늘었고,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684조4000억원으로 8조2000억원 증가했다.

정책금융기관 대출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기금의 정책대출 잔액은 331조2000억원으로 한 분기 만에 2조6000억원 늘었다. 다만 전체 주택담보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8%로 전 분기(29.0%)보다 소폭 줄었다.

창구별로 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93조7000억원으로 19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16조원, 기타대출이 3조3000억원 늘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상호금융·저축은행·신협 등) 대출은 314조2000억원으로 3조원 증가해, 작년 4분기 이후 세 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증가 폭은 1분기(1조원)의 세 배 수준이었다. 보험·증권·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 금융기관의 대출도 524조7000억원으로 9000억원 늘었다.

판매신용, 즉 카드 사용 잔액은 120조2000억원으로 1조4000억원 증가했다. 신용카드사와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늘어난 것이다.

김민수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2월 이후 주택매매 거래량이 크게 늘면서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했고, 은행권 신용대출도 확대됐다”며 “2분기 주가 반등으로 증권사 신용공여가 급증하면서 기타대출이 크게 불었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