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개포우성7차 시공사 선정 D-2…대우건설 vs 삼성물산 “빅매치”
강남권 알짜 단지...23일 시공사 선정 총회 지상 최고 35층 1122가구, 6778억원 규모 대우 ‘써밋 프리니티’, 책임준공 표심 호소 삼성 ‘래미안 루미원’, 책임시공 수주 자신 수주 승리로 ‘성수전략정비구역’ 선점 시도
서울 강남권 개포택지개발지구 내 마지막 노른자위로 평가되는 재건축 사업지 ‘개포우성7차’의 시공사 선정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합원 표심을 잡기 위한 대우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치열한 수주전이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
개포우성7차(1987년 준공) 재건축사업은 서울 강남구 개포로 110길 15번지 소재 14층 15개 동 802가구 단지를 지하 5층~지상 최고 35층 1122가구로 다시 짓는 사업으로, 총 공사비는 6778억원 규모다.
개포우성7차 조합원들은 오는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갖고 입찰 참여사인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을 두고 한 표를 행사할 예정이다.
지난 4월 초순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GS건설 등 5개사가 단지 내 홍보관을 설치했다. 4월 29일 현설에 금호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진흥기업, 효성중공업이 가세해 총 9개사가 입찰의향서를 제출했지만, 6월 19일 입찰에는 이번 수주전에 가장 먼저 뛰어든 대우건설과 후발주자 삼성물산만 참여했다.
양사는 그동안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쌍방에 대한 비방과 소송전 및 강남구청의 행정지도까지 불사하며 조합원들을 상대로 치열한 홍보전을 펼쳐 왔다.
◇대우건설 ‘써밋 프리니티’...“책임준공”
이번 수주전에 일찌감치 뛰어든 대우건설은 ‘조합과의 무분쟁’, ‘분담금 최소화’ 및 ‘책임준공’을 강조한다.
단지명으로 ‘써밋 프리니티’를 제시하고 조합이 제시한 계약서 원안을 100% 수용하면서 △조합 필수사업비 금리 CD+0%,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수수료 부담, △수요자 금융 조달이 아닌, 조합원 분담금 100% 입주 시 납부(2년씩 최대 6년 유예 가능), △실착공 시 공사비에 반영되는 물가 상승 18개월 유예, △공사비 지급,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 등을 제안했다.
가장 큰 강조점은 ‘책임준공’이다. 입찰 시 선택 제출 서류인 책임준공 확약서를 선제적으로 제출하면서 △천재지변, 전쟁 등의 사유가 아닌 한 공사 미중단 및 준공 기한 준수, △미 준수 시 도급계약서 상 지체상금 또는 손해배상에 금융비용 일체 배상 등을 약속했다.
이는 공사비 증액분으로 멈춰서는 현장이 많은 현실을 감안, 공사비 상승 요인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공사를 중단하거나 무턱대고 공기를 늘리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업계에서는 다양한 금융 혜택과 함께 공사비 인상에 따른 분담금 증가 불안이 해소돼 조합원 표심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루브르박물관, 엘리제궁 등을 설계한 프랑스 건축가 장 미셸 빌모트, 조경업체 바이런과 협업한다. 경량·중량 충격음을 줄이는 스마트 사일런트 바닥 구조도 적용한다. 모든 동에 3세대 타워형 평면 랜드마크 설계 디자인이 적용되고, 인·허가 비용을 부담해 스카이브릿지와 단지, 대청역을 직통 연결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조합과의 분쟁 없이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조합원들의 가장 큰 고민인 분담금 최소화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로 압도적인 사업 조건들을 제안서와 계약서에 담아냈다”며 “11년 만에 리뉴얼하는 써밋의 강남 첫 무대인 만큼, 사업 조건과 설계 등 모든 분야 최정점을 지향하며, 개포우성7차를 강남 최정상은 물론 한남더힐을 넘어 대우건설의 새로운 대표 하이엔드 주거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삼성물산 ‘래미안 루미원’...“책임시공”
삼성물산의 강조점은 ‘자금조달력’과 품질관리 플랫폼을 활용한 ‘책임시공’이다. 공정별 체크리스트와 품질실명제를 통해 점검 이력을 남기고, 주요 공정을 사전 검증할 계획이다.
국내 건설사 유일 AA+ 신용등급을 자랑하는 삼성물산은 단지명으로 ‘래미안 루미원’을 제시하면서 △사업비 전체 한도 없는 최저금리 책임 조달 △조합원 분담금 상환 최대 4년 유예 △조합원 분양계약 후 30일 이내 환급금 100% 지불 등의 금융 혜택을 제안했다. 여기에는 이주비와 임차보증금 반환비 등 사업촉진비가 전액 포함된다.
또한 △각종 마감재에 대한 국내외 생산 공정 전수조사 △AI 기반 모바일 앱 ‘헤스티아 2.0’을 통한 입주 후 3년 전담 사후관리센터 운영 등도 제안했다.
삼성물산은 ‘국토교통부의 최근 5년(2019년~2024년 상반기) 주요 건설사 공동주택 하자판정 현황’ 자료를 제시하며 자사 하자판정 비율이 11.76%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평균인 31.16%의 1/3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3.3㎡(1평)당 공사비는 조합 책정가보다 낮은 869만원, 공사 기간은 43개월을 제시했다. 세계적인 설계업체 아르카디스와 협업한 곡선 외관과 스카이라운지 등 특화 커뮤니티가 적용된다. 동간 간섭을 최소화하는 동 배치로 동간 거리 최대 43m를 확보하고, 조합원 769명 전원에게 5bay(5bay 112가구, 6bay 666가구) 평면 특화설계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경쟁사보다 4개월가량 짧은 공사 기간과 저렴한 공사비(총 공사비 약 21억원 우위)를 제안했으며, 무엇보다 서울시 기준을 100% 충족해 인·허가 지연 없는 최적의 대안설계를 적용하는 등 정비사업의 핵심인 빠른 사업추진과 조합원 이익 극대화에 초점을 뒀다”며 “업계 유일 최고 신용등급인 AA+를 바탕으로 최상의 금융 조건을 비롯해, 조경과 세대 특화도 개포 최고 수준 조건을 담아 일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자신했다.
◇강남권 핵심 사업지 수주 전초전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주전에 대해 “개포우성7차 승패가 성수전략정비구역 수주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성수전략정비구역을 포함해서 한강벨트 정비사업의 전초전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역량을 결집해 수주전에 임했던 이유다”라고 진단했다.
‘개포우성7차’의 사업 규모가 비교적 작지만, 양사가 소송전도 불사한 수주전을 펼쳐온 이유는 이 단지 시공권 수주가 ‘성수전략제1·2·3·4정비구역(성수1·2·3·4지구)’, ‘여의도대교’ 등 하반기 이후 진행될 서울 한강벨트 핵심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사는 ‘개포우성7차’를 선점해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함께 대규모 사업지 수주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성수1지구’는 성동구 둘레5길 16번지 일원 19만4400㎡ 부지에 최고 65층 3020가구, 총 공사비 2조원 규모로, 면적과 공사비에서 최고 알짜 입지로 평가된다. 오는 9월 시공사 입찰공고와 11월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현대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성수2지구’는 성동구 성수이로3길 22번지 일원에 최고 65층 2609가구를 재개발하는 사업지로, 총 공사비는 1조5000억원 규모다. 역시 오는 9월 시공사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며,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3파전이 예상된다.
‘성수3지구’에서는 여타 업체들과 함께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의 리턴매치가 성사될 예정이고, ‘성수4지구’에서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이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의도대교’는 영등포구 국제금융로7길 20번지 소재 ‘여의도대교아파트’ 일대 3만3418㎡ 부지를 최고 49층 912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지다. 총 공사비는 7720억원 규모다. 지난달 18일 현설에 금호건설, 롯데건설,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참여했다. 내달 2일 입찰 마감, 10월 중 시공사 선정 총회가 예정돼 있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이번 ‘개포우성7차’ 수주전은 2020년 서울 서초구 반포3주구(반포주공1단지 3주구) 이후 5년 만의 재격돌이다. 당시 자금조달 능력을 앞세운 삼성물산이 지지율 52%를 획득해 승리를 거머쥔 바 있다.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6조원을 넘기고 사상 최초 10조원 고지를 노리는 삼성물산과 ‘개포우성7차’를 강남권 사업지 확보를 위한 교두보 삼아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 인지도 향상을 노리는 대우건설. 삼성물산의 2연승일까, 대우건설의 설욕전일까? 이틀 후면 승자가 가려진다.
[스트레이트뉴스 김태현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