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FOMC ‘청신호’…한은 8월 금통위에 쏠린 눈

파월이 띄운 비둘기...美장과 國장 반등 부동산·가계부채 리스크...불씨 남아

2025-08-25     조성진 기자
한국은행 전경. 연합뉴스 제공.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최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사실상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 파월 발언에 증시 반등…9월 금리 인하 기대 확산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오후 3시 혀재 지난주 장마감 대비 0.99%(31.36포인트(p)) 오른 3200.09를 기록 중이다. 지난주 토요일, 미국 증시는 발언 직후 강하게 반등했다.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하루만에 1.89%(846.24p), 1.88%(396.23p) 뛰었고, S&P500은 1.52% 올랐다. 국채금리는 내려갔고 달러는 약세로 전환됐다.

파월 의장이 노동시장의 위험 고조와 인플레이션 둔화를 언급하며 “정책 입장을 조정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기 때문이다.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p 내릴 것이란 기대는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다.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더 나아가 연말까지 두 차례 인하 가능성까지 거론한다. 

FOMC 기준금리 동결 근거를 설명중인 파월 미 연준 의장. 미 연준 홈페이지 기자회견 동영상 캡처.

BNP파리바는 “9월과 12월 금통위에서 두 번의 금리인하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물론 이는 경제 지표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조건부 시나리오다. 미국의 고용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식는지,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에 근접하는 속도가 관건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국제적 통화정책 흐름은 곧바로 한국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번 주 목요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주목받는 이유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당시 일부 위원들은 향후 세 달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 두었지만,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안정성 문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었다.

그 사이 한국의 정책 여건에는 일부 변화가 있었다. 지난 8월 초 한국과 미국이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무역 협상을 타결하면서, 한국은행의 부담이 다소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이번 합의는 정책당국의 큰 부담을 덜어줬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무역 불확실성이 줄어든 만큼, 금리 정책의 여유 공간이 넓어졌다는 분석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출 규제 효과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며 금융 안정 이슈는 줄었다”며 “관세 불확실성과 수출 부진을 감안할 때 경기 부양 차원에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시장전문가들 ‘동결 가능성’에 무게…하반기 인하 전망은 여전


다만 한은의 고민은 여전히 깊다. 이창용 총재는 여러 차례 “과도한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급등과 환율 시장 불안정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최근 일부 지역의 주택 거래량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원·달러 환율도 민감하게 움직이는 만큼, 성급한 완화는 금융안정성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물가 안정과 경기 둔화 신호, 금융시장 안정성, 그리고 미국과의 금리 격차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다면 한국도 정책 공조의 흐름을 탈 수 있지만, 신흥국 특유의 자본 유출 우려를 무시하기 어렵다. 이는 ‘인하 필요성’과 ‘신중론’이 동시에 존재하는 배경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제공.

이에 다수의 전문가는 8월 금통위의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저점을 지나고 있고 연준 인하 가능성이 커졌지만, 이번 금통위에서는 만장일치 동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과 광역시의 주택 가격과 거래 증가세가 가계부채를 자극할 수 있어 한국은행의 경계심이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리가 중립금리 수준에 가까워 급속한 인하는 필요하지 않다”며 “10월에 한 차례 0.25%p 인하가 이뤄져 연말 기준금리가 2.25%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도 “경기 둔화와 건설·수출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4분기에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 역시 “부동산과 가계부채 흐름을 확인한 뒤 동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 증시에서는 이미 이 같은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된 모습이 뚜렷하다. 특히 증권주는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는 ‘기대감에 따른 선반영’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실제 금통위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조정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