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뉴욕에선] 3대 지수, 주가 동반 하락

알리바바 ‘자체 AI칩’ 소식에 기술주 급락

2025-08-30     조성진 기자
연합뉴스 제공.

뉴욕증시가 일제히 밀렸다. 중국 알리바바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칩을 자체 설계·생산 단계로 끌어올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산 AI 칩 수요가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기술주 매도세로 번졌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0.20%(92.02포인트(p)) 하락한 4만5544.88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64%(41.60p) 내린 6460.26, 나스닥지수는 1.15%(249.61p) 떨어진 2만1455.55로 거래를 끝냈다.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클라우드 업체로, 차세대 AI 관련 칩을 자체 개발해 시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AI 프로세서는 대만 TSMC대만의 파운드리에서 생산해왔지만, 이제는 자사 주도로 생산 역량을 키우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관측이다. 

중국 정부가 공공 소유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칩 절반 이상을 중국 업체 제품으로 채우라고 요구한 것도 시장 심리를 흔들었다. 알리바바 외에도 다수의 중국 빅테크가 엔비디아 H20을 대체할 칩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미국산 칩의 자릿값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불안이 커졌다.

AI 칩 대표주인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은 나란히 3% 넘게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3%대 급락했다. 지수 구성 30개 가운데 1개를 제외하고 모두 내렸고, TSMC·ASML·AMD·Arm·램리서치·마이크론도 3% 안팎 약세를 보였다. 마블테크놀로지는 데이터센터 매출과 실적 가이던스가 기대에 못 미치며 18% 급락했다. 반면 뉴욕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ADR은 13% 급등했다.

업종별로는 기술과 임의소비재가 1% 이상 떨어졌다. 시가총액 1조 달러 이상 거대 기술주 가운데에선 알파벳만 상승 마감했고, 장중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3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9% 하락했다.

물가 지표는 대체로 예상치에 맞았다. 7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전월 대비 0.3% 올라 시장 예상에 부합했고, 전년 대비로는 2.9% 상승했다. 다만 근원 PCE의 전년비 상승률이 2월(2.9%)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끈적하다”는 인식은 남았다. 

로스 메이필드 베어드 전략총괄은 “지표 자체는 무난했지만, 사상 최고가 부근에서 수익 실현이 나왔다”고 해석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0.25%p 인하 가능성을 86.9%로 반영했다. 전일과 큰 차이는 없었다. 변동성 지수(VIX)는 6% 넘게 올라 15.36을 기록했다.

계절적 경계도 거론됐다. 비스포크인베스트먼트그룹 집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S&P500의 9월 평균 수익률은 −1.94%로, 통상 약한 흐름을 보여왔다. 

크리스 자카렐리 노스라이트자산운용 CIO는 “9월은 대체로 부진한 달이지만, 현재 강세장을 꺾을 뚜렷한 요인은 없다”며 “9~10월 변동성이 커지면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