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롯데, 대산 석유화학 M&A에 난관…“양도세 낮춰달라”
석유화학 특별법 제정 공청회 열려 양사 나란히 자산 양수도 세제 지원 요청 특별법에 담겼지만 협의 대상인 기재부는 불참
HD현대와 롯데 간 대산 화학공장 인수합병(M&A) 논의가 세금 난관에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석유화학 특별법 공청회에서 나란히 자산 양수도에 따른 양도소득세 완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특별법안에는 해당 세제 지원 내용이 담겨 있으며, 국회 법안 처리를 위한 합의를 위해 공청회에서 의견을 모았다. 다만, 산업 특별법으로 세법에 우선한 혜택을 주려면 기획재정부와 협의가 필요하나 공청회엔 불참했다.
1일 국회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한 석유화학산업 특별법 제정 공청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정대옥 HD현대케미칼 기획부문장은 특별법 건의내용 중 “통폐합 시 발생하는 자산 양수도에 대한 양도소득세, 법인세, 취·등록세 면제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공청회에 함께 한 곽기섭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경영지원본부장도 “국내 기업 간 인수합병 활성화를 위해 법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며 “대한민국 화학산업 대전환을 위한 롯데케미칼과 현대케미칼 같은 선도모델 마련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HD현대와 롯데케미칼은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 내 나프타 분해시설(NCC)을 중심으로 한 통합 및 구조조정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으로는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공청회 발언 등을 통해 물밑 협상이 활발한 것으로 비친다.
주철현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특별법 제정안 제5조는 석유화학사업자가 사업재편을 위해 일정한 시설투자 또는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경우 조세특례제한법 등 조세 관련 법률에서 정하는 세액공제 및 과세이연 등 세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노후 또는 과잉설비의 폐쇄, 감축에 따라 자산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나 △승인받은 사업재편계획에 따라 합병, 분할 또는 양수도하는 경우 △고효율 또는 저탄소 설비로의 전환을 위해 설비투자하는 경우 △노후하거나 에너지효율이 낮은 설비를 양도하는 경우 손비처리, 자산재평가, 과세이연 등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세제 특례는 관련 총괄 부처인 기재부와 협의가 필요하다. 감면이나 과세이연이 국가 재정에 미치는 영향과 조세 형평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도 기재부와 협의가 불충분하거나 세제 특례가 과도하다고 판단하면 제동을 걸 수 있다. 이날 공청회에는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다수 참석했으나 기재부나 기재위원들은 불참했다.
특별법 제정 내용 중에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참석했다. 업계에서는 사업재편을 위한 기업간 협의를 위해 공정거래법 관련 규정 적용을 제외하는 방안을 건의하고 있다. 특별법 제정안 제9조에서는 산업부 장관 승인을 받은 경우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해당 유형 중 △설비 가동률의 조정, 생산량 감축 또는 감산에 관한 협의 △품목별 생산량 조정 등 수급 안정화 협의 등을 담고 있는데, 이러한 공동행위는 가격 담합의 성격이 있어 공정위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이준헌 공정위 시장감시정책과장은 “M&A는 빠른 심사를 통해 공정위가 최대한 도울 것”이라면서도 “라인이든, 설비든 생산량이 많아 조절하는 공동행위는 효율성 증대 있는 감산이라면 현행 법에서도 합산 점유율 20% 이하면 허용되는데, 효율성 없이 감산하는 부분은 타 법례를 고려해 가격이나 물가 폭등은 막아야 하지 않나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경제를 위한 대의는 공감하지만 최소한은 지켜야 하기 때문에 공동행위 인가 간주가 어떤가”라고 제안했다.
그밖에 업계는 특별법을 통해 전기요금 감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회 여수, 울산 등 관련 지역구 의원 측에선 전기세에 수도세 감면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업계에서도 전기요금 직접 감면은 타 산업과의 형평성 문제 등으로 어려움이 많을 것을 예상했다.
엄찬왕 한국화학산업협회 부회장은 “전기요금 직접 인하는 어려울 듯해 대안으로 시간대별 차등요금이나 전력 직접구매(PPA) 등을 검토하는 방법도 있다”고 제안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이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