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내년 경상수지, 4%대로…해외 IB “흑자 축소” 경고
올해 GDP 대비 5.1% 에서 내년 4.4% 전망 성장률은 제자리, 격차 확대가 ‘수출 절벽’ 신호
해외 투자은행(IB)들이 내년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폭이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관세 인상 여파가 본격화되면 수출이 둔화하고, 그 결과 경상수지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도 하향할 것이란 진단이다.
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IB 8곳은 한국의 경상수지 비율이 올해 평균 5.1%에서 내년 4.4%로 0.7%포인트(p)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기관은 지난해 5.1% 수준을 올해도 유지한다고 보면서도, 내년부터는 하락 폭이 커질 것으로 가정했다. 실제로 올해 전망치는 7월 말 평균 4.8%에서 8월 말 5.1%로 상향됐지만, 내년 전망치는 평균 4.4%로 묶이며 두 해 사이 격차가 더 벌어졌다.
기관별 조정 폭도 ‘상향된 올해 vs. 제자리 또는 하향된 내년’의 대비가 뚜렷하다. 씨티는 올해를 5.2%에서 5.8%로 올리는 한편 내년은 4.6%에서 4.4%로 낮췄고, JP모건은 내년만 4.9%에서 4.8%로 소폭 하향했다. 바클레이즈는 올해 4.7%에서 5.7%, 내년 4.2%에서 4.6%로 모두 높였지만 올해 상향 폭이 더 컸다. 노무라도 올해 4.7%에서 5.1%, 내년 3.6%에서 3.9%로 조정했다.
반면 성장률 전망은 큰 변화가 없다. 8개 IB의 올해·내년 실질성장률 평균은 각각 1.0%, 1.8%로 한 달 전과 동일했다. JP모건이 올해 0.7%에서 0.8%, 내년 2.0%에서 2.1%로 미세하게 올렸고, 노무라는 올해 1.0%를 유지한 채 내년만 1.8%에서 1.9%로 손봤다. 성장률이 제자리인 가운데 경상수지 비율의 격차가 커진다는 점은 그만큼 ‘수출 절벽’ 우려가 커졌음을 시사한다.
한편 한국은행의 수정 전망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한은은 지난달 28일 발표에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를 1100억 달러로 제시해 사상 최고치를 예상했다. 석 달 전(820억 달러)보다 280억 달러 상향한 수치다. 내년 전망치는 720억 달러에서 850억 달러로 130억 달러 올렸지만, 올해와의 격차는 10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한국은행은 미국의 고관세 정책 영향을 반영해 내년 세계 교역이 2.4% 증가하더라도 우리 재화 수출은 0.1% 감소할 것으로 봤다.
백재민 한국은행 국제무역팀장은 “올해 수출 호조의 기저효과가 내년에 나타날 것”이라며 “우리 수출을 반도체가 주도하는 상황이어서 세계 교역과 수출의 상관성은 전보다 떨어졌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