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만난 최태원…美 구금 재발 방지 지원 등 경제 현안 논의
최근 미국 이민 당국의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 공장 불법 체류자 단속으로 논란이 확산되는 등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환경이 점차 악화하는 가운데 정부와 산업계가 긴밀한 논의에 나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를 찾아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 등을 만나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인 공정 경제 실현을 위한 재계의 협조를 당부했다.
정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의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공정 경제는 모든 경쟁 주체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고 활력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때로 공정한 경쟁을 만들기 위한 조치가 성장을 저하한다고 오해를 낳긴 하지만 그 사이에 균형을 잡는 것이 우리의 숙제가 아닌가 싶다"며 "대한상의가 공정 경제의 실현과 경제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고 당이 화답하는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최태원 회장은 "경제가 성장해야 민생이 회복되고 글로벌 경쟁에 맞설 국력도 커진다"며 "관세 정책 영향으로 대외여건이 악화하면서 수출 중심 성장 전략이 한계에 다다라 새로운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기업 규모별 차등 규제가 많고 성장할수록 보상이 줄어들고 부담이 커지는 현 제도 시스템을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경제 단체가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해 모여서 공부하고 있으며 수시로 정책 제안도 드리고 연말에 (제안을) 한꺼번에 모아서 전달해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4일 대한상의·한국경제인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주관으로 진행한 '기업성장포럼 출범식'에서 343개 규제 중 '상법'과 '공정거래법' 등을 예시로 들면서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들은 철폐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해 성장동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을 강하게 피력한 바 있다.
당시 최 회장은 "규제가 존재하는 한 계속 중소기업에 있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기업을 쪼개는 등으로 사이즈를 일부러 늘리지 않기도 한다"며 "상법에도 2조원의 허들이 하나 있는데 그 허들이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생각하면 자산이 1조9000억원이 된 회사는 (자산을) 절대로 더 늘리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날 미국 이민 당국이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단속해 벌어진 한국인 대거 구금 사태도 거론됐다.
정 대표는 "기업 하는 여러분께서 더 각별히 깜짝 놀라셨을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당에서는 비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정부와 협력해 잘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회장은 "정부의 신속한 대응으로 석방이 발표된 데 대해서 경제계를 대표해 감사드린다"며 "향후 미국 내 국민 안전과 기업의 원만한 경영 활동을 위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비자 쿼터 확보 등 구조적인 문제 해결에 당에서도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정 대표는 재계와의 소통도 강조했다.
정 대표는 "허준의 동의보감 정신을 말씀드렸는데, 통즉불통 불통즉통, 통하면 아프지 않고, 불통하면 바로 아프다는 뜻이다. 기와 혈이 막히면 몸이 아프듯이 경제계와 국회 간의 소통이 막히면 더 아프기에 소통을 잘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부분 오해를 풀 수 있다"며 대한상의와의 정기적인 소통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여야 대표 오찬 회동 참석차 오전 11시께 이석했으며 이후 한정애 정책위의장 주도로 재계 의견을 수렴했다.
대한상의 회장단은 상법과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통과 등에 대한 우려와 보완 조치, 경제형벌에 대한 합리화 방안,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관련한 국회 차원의 지원 등을 건의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