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통화량 4344조원 돌파…수익증권·저축성예금 증가 영향

증시 상승·세금 납부 등 유동성 유입…시장형 상품은 감소세 지속

2025-09-16     조성진 기자
픽사베이 제공.

7월 국내 통화량이 전월 대비 36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2025년 7월 기준 광의 통화량(M2)은 434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보다 35조9000억원(0.8%) 늘어난 수치로, 다시 한 번 유동성이 시장 전반에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예금 등 기본 통화 지표(M1)를 포함해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예·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2년 미만 금융채 및 금전신탁 등 비교적 단기간 내 현금화가 가능한 금융상품을 모두 포함하는 지표다. 실물경제의 자금 흐름을 판단하는 핵심 수단으로, 가계·기업·기관의 투자 및 소비 여력을 반영한다.

7월 중 통화량 증가의 핵심 동력은 ‘수익증권’이었다. 해당 항목은 한 달 새 15조3000억원 늘며, 전체 증가분의 약 43%를 차지했다. 한국은행은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주식형 펀드에 대한 자금 유입이 활발해졌다”며 수익증권 증가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은 7조1000억원, 요구불예금은 6조9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이는 여름철 법인들의 부가가치세 납부를 위한 자금 예치와, 시장에서 당장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이 일시적으로 머무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CD·RP·금융채 등 ‘시장형 상품’은 한 달 새 2조6000억원 줄었다. 한국은행은 “예금취급기관들이 자금 조달 필요성이 낮아지면서 해당 상품 발행이 줄어든 결과”라고 설명했다. 금리 안정세와 금융기관 간 유동성 여건 개선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제 주체별로 보면, 기타 금융기관에서 17조2000억원, 가계 및 비영리단체에서 14조5000억원, 기타 부문 2조9000억원, 기업 1조7000억원 등 전 부문에서 유동성 증가세가 나타났다. 자금의 출처가 다양해졌다는 점에서 유동성 확장 흐름이 특정 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전방위로 퍼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예금 등 가장 즉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금만을 집계하는 ‘협의 통화량’(M1)은 1292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2% 증가했다. 이는 M2보다 높은 증가율로, 단기 자산으로의 자금 집중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반적으로 7월은 증시 호조와 세금 납부 시기, 유동성 공급 안정화 등이 복합 작용하며 M2 통화량이 균형 잡힌 확산 흐름을 나타낸 시기로 분석된다. 다만 시장형 상품의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어, 향후 기준금리 변화와 금융기관의 유동성 조달 전략에 따라 통화 구성 비중은 다시 조정될 수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