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기 ETF 투자, ‘공격 vs 수비’ 선택 기로

금주, 9개국 통화정책 발표 ‘슈퍼 위크’ 퀄리티냐 성장주냐...투자자 선택의 시간

2025-09-17     조성진 기자
픽사베이 제공.

이번 주 미국을 비롯한 9개국이 통화정책을 발표하면서 ETF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안정적 수익 확보 중심의 ‘방어 전략’과 성장 테마 중심의 ‘공격 전략’ 사이에서 포트폴리오 구성을 고민 중이다. 금리 인하의 속도와 강도에 따라 시장 반응이 달라질 수 있어, 혼합형 전략과 분할 매수 등 유연한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주요국 통화정책 ‘빅위크’… ETF 전략의 중심축 이동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는 19일까지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발표한다.

특히 시장의 눈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쏠려 있다. 16~17일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란은행과 일본은행과 함께 브라질·인도네시아·캐나다 등의 중앙은행도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있어 글로벌 시장은 긴장 국면에 들어섰다.

이 같은 ‘통화정책 슈퍼위크’를 맞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투자 전략도 요동치고 있다. 특히 ETF를 활용하는 투자자 사이에서는 ‘퀄리티’ 중심의 보수적 접근과 ‘성장 잠재성’ 중심의 공격적 전략 중 어떤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인지 고민이 커지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

전통적으로 금리 인하는 성장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미래 수익을 현재가치로 할인 계산시 금리가 낮아지면 멀티플(투자배수)이 확장되기 때문이다. 더 높은 투자수익율이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재는 단순한 인하 여부가 아니라, 인하의 속도와 강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 인하가 점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무작정 성장주로 쏠리는 전략은 위험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퀄리티 전략’은 안정적인 선택지로 부상한다. 실적과 재무 구조가 탄탄한 기업을 중심으로 구성된 ETF는 금리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 방어력을 높이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MSCI퀄리티,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배당퀄리티 시리즈는 대표적인 퀄리티 ETF로, 특히 후자는 월 분배 구조로 현금흐름 안정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 금리 발표 후… 시장의 반응에 따라 탄력적 투자 대응 필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테크TOP10채권혼합 ETF는 미국 기술주 10종목과 국내 중장기 국채를 4대6 비율로 편입해, 금리 변화에 민감한 주식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을 동시에 가져가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배당퀄리티 시리즈는 기본형뿐 아니라 커버드콜형, 채권혼합형 등으로 세분돼 있어 투자자의 성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뉴욕 나스닥타워에 모습을 드러낸 미래에셋 TIGER ETF 광고 전광판.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반면 성장 테마에 베팅하는 전략도 여전히 관심권에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 ETF는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등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인프라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상장 한 달 만에 8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같은 운용사의 KODEX 2차전지산업 ETF는 국내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전반에 투자하며 2차전지 수요 확대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에게 인기다.

글로벌 반도체 업종에 집중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는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ETF가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 TSMC, 엔비디아, ASML 등 대표 반도체 기업 4곳에 각각 20%씩 비중을 둔 이 ETF는 최근 1년 수익률이 50%를 넘기며 강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기술주 전반에 투자하는 대표 ETF로는 TIGER 미국나스닥100 ETF가 있다. 나스닥 100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이 ETF는 최근 기준 순자산이 5조원을 넘어서는 등 규모 면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퀄리티 ETF는 자기자본이익률(ROE), 부채비율, 이익 안정성 등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성장 테마 ETF는 특정 산업에 과도하게 집중될 수 있으므로 리스크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 또한 월 분배형은 현금흐름이 필요할 때 유리하지만, 분배락이나 세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장기 보유 시 총비용이 누적되므로 수수료 비교도 필수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변동기는 ETF 포트폴리오 구성에서도 단기 수익률보다 중장기 시나리오에 맞춘 유연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며 “퀄리티와 성장, 혼합형 ETF 간 균형을 유지하며, 이벤트 전후로 분할 매수와 목표 비중 관리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하가 실제 단행되더라도 속도와 강도에 따라 시장 반응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지나친 낙관이나 비관보다는 ‘균형 잡힌 ETF 전략’이 시장을 헤쳐 나갈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