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운용 “황금알 낳는 거위 배 가르지 말라”
일부 ETF 고분배 추종 상품에 ‘일침’ “눈 앞의 분배율에 이끌려도 장기적 분배금 고려해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가 당장 눈 앞의 분배율에 이끌려도 장기적 관점에서 분배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 “ETF 분배금, 배당과 달라…분배율보다 지속성 중요”
18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을지로 미래에셋센터원에서 ‘TIGER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ETF’,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위클리커버드콜 ETF’ 소개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스트레이트뉴스는 “다수의 투자자들이 분배금과 분배율의 차이를 혼동하는데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는 “투자자들이 분배금과 분배율을 자주 혼동하는 게 사실”이라며 “현금흐름이 중요하다고 해서 높은 분배율을 택하면 장기적으로 원금이 줄어 분배금 자체가 감소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고분배의 역설을 예로 들었다. 그는 “처음 1만원을 투자해 15% 분배를 받으면 1500원을 받을 수 있지만 10년 뒤에는 600원밖에 못 받는 상황이 온다”며 “원금이 줄어들기 때문이어서 적절한 분배율을 유지해야 분배금이 유지되거나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의 높은 분배를 선택하는 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커버드콜 ETF의 분배락 직전에 매수해 분배금을 받고, 15일 뒤 다른 ETF로 갈아타며 ‘두 번 받으니 30%’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배당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 배당은 주가와 분리돼 있지만 ETF 분배금은 1만원에 1500원을 받으면 가격이 8500원으로 내려가는 구조라 착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투자자 교육의 필요성을 거듭 요청했다. 그는 “ETF의 분배와 주식 배당을 혼동하는 일이 여전히 많다”며 “분배율보다 ‘분배금이 꾸준히 유지되는가’가 훨씬 중요하다는 점을 기자분들을 통해 널리 알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해를 줄이고 장기 총수익을 지키려면 적정 분배율을 지키는 운용과 투자자 이해가 함께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일부 투자자, 기업 배당과 ETF 분배금 혼동”
김남기 대표는 “2023년 6월 20일 전 세계 최초로 타겟 커버드콜 ETF를 상장했다”며 “당시 이렇게까지 성공하리라 예상하지 못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오용 사례가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ETF 분배금은 국세청 세금 납부를 위한 현금 강제 인출일 뿐”이라며 “월분배가 늘면서 기업 배당으로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S&P500 ETF가 10% 수익을 냈고 그중 1%가 배당이라면 법정 최소 분배만 하는 ETF가 투자자에게 유리하다”며 “세금을 적게 내 복리 효과가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분배금을 100원 지급하면 기준가는 그만큼 떨어질 뿐”이라며 “분배금의 ‘적고 많음’ 자체가 장기 투자수익을 결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배금은 세금 납부 프로세스라는 점을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며 “이 부분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래에셋은 커버드콜 2.0의 쓰임새를 ‘연금 인출’로 못 박았다. 그는 “커버드콜 2.0은 오랫동안 모은 연금을 질서 있게 인출하기 위한 솔루션”이라며 “2030세대 투자자처럼 적립·성장 단계에 있는 분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떠한 커버드콜 전략도 원지수를 이길 수 없다”며 “S&P500이든 코스피200이든 지수 추종이 적립 단계의 정석”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마지막 잎새 증후군처럼 매달 주식을 팔아 생활비를 마련하는 데 심리적 저항이 크다”며 “커버드콜 2.0은 목표 분배율을 통해 보유 자산을 팔지 않고도 현금 흐름을 만드는 도구”라고 말했다. 이어 “‘3%면 된다’, ‘7%면 된다’는 식으로 자신의 자산과 필요 규모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며 “매달 들어오는 분배금을 아끼면 오히려 주식 수를 늘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연금 인출 솔루션으로서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분배금’”이라며 “기초자산 성장성에 맞춘 적절한 분배율을 유지하는 철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타이거 ETF가 처음 선보이는 국내형 타겟 커버드콜 ETF의 철학도 여기에 맞춰져 있다”며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커버드콜 2.0은 연금 인출을 위한 상품”이라며 “적립 단계 투자자는 지수에 투자하고, 인출 단계 투자자는 지속 가능한 분배 구조를 갖춘 커버드콜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분배금은 배당이 아니라 세금 납부를 위한 현금 인출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이해해달라”며 “오해를 바로잡아 더 건강한 투자 문화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일본 전례·당국 우려가 던진 신호…미래에셋 ‘지속 가능한 분배’ 제시
윤병호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 본부장은 “코스피200의 장기 평균 수익률이 약 8%인데 평균 분배율이 17%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분배율을 경쟁적으로 높인 결과가 투자자의 노후 준비에 도움이 되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본부장은 “2023~2024년 사이 시장 펀더멘털의 급격한 변화가 없었는데도 ‘위클리’ 도입 이후 분배 경쟁이 과열됐다”며 “성장률의 두 배를 넘는 분배는 구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해외 사례도 경고 신호로 언급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과도한 분배가 총수익을 훼손할 수 있다는 당국의 지적 이후 월지급식 펀드가 급감했다”며 “해외 대형 운용사도 성장률을 넘는 분배는 결국 원금 훼손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슬라 기반 고분배 ETF 사례처럼 분배를 많이 받아도 원금이 줄면 장기 성과는 부진해진다”며 “분배가 수익률을 초과하면 그 차이는 원금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금융감독원도 분배락 확대와 순자산가치 하락 위험을 지적했다. 분배락은 ETF가 보유한 주식에서 발생한 배당금을 투자자들에게 분배하는 것을 뜻한다.
윤 본부장은 “분배를 높이기 위해 옵션 매도를 과도하게 늘리면 상승장에서 따라가지 못해 수익률이 훼손된다”고 말했다. 이어 “옵션을 많이 팔수록 업사이드 참여도가 떨어진다”며 “고분배를 고집하면 분배 자체의 지속 가능성도 약해진다”고 덧붙였다.
새 상품은 이런 판단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분배가 지속 가능해야 하고 원금도 성장해야 한다는 두 기준을 균형 있게 맞추려 했다”며 “그 결론이 7%였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7~8% 성장하는 시장에서 7% 분배는 번 돈 안에서 드리는 구조라 안정적”이라며 “성장률과 분배율을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스트레이트뉴스는 “현금흐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자자도 해당 상품에 매력을 느낄지?”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윤 본부장은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투자자라도 분배율을 과도하게 높이는 선택은 장기 총수익을 해칠 수 있다”며 “고분배 구조의 리스크를 직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분배는 본질적으로 매도를 해드리는 것”이라며 “시장 하락 시에는 원래 추가 매수로 회복을 노려야 하지만 인출 상품은 매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락할 때 많이 매도하게 되면 이후 상승장에서 옵션 매도 비중이 높아 따라가지 못하고, 분배로 원금이 줄어 상승 여력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금이 많이 필요한 투자자 중 경제적으로 힘든 분들이 적지 않다”며 “눈앞의 15%에 끌려도 시간이 지날수록 받을 수 있는 분배금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15%가 필요하더라도 이를 선택하지 말고 7%로 낮추거나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병호 본부장은 “커버드콜은 적립·성장 단계가 아닌 인출 단계의 솔루션”이라며 “지나친 분배 욕심은 원금 감소와 현금흐름 악화라는 이중의 위험을 부른다”고 말했다. 이어 “타이거 7% 위클릭 커버드콜은 성장률과 분배율의 균형을 통해 장기 현금흐름을 지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