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중앙기관 개인정보 3만8천건 유출...국토부·국방부도 뚫려
국토부 2만7천건 최다, 국방부 6천건 정부, 5년간 9287억 투입…실효성 논란 추경호 "정부 보호체계 구멍...전면 재점검 필요"
정부가 최근 5년간 9287억원에 달하는 개인정보보호 예산을 쏟아붓고도 3만8000여 건의 개인정보 유출을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민등록번호와 건강보험 정보는 물론 국방부 특수임무수행자 보상심의위원회 홈페이지 회원의 아이디·비밀번호까지 유출되면서 정부 보호체계 전반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중앙기관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건수는 총 3만8281건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국토교통부가 2만7863건으로 가장 많았고, 국방부 6414건, 농림축산검역본부 3155건, 국세청 839건, 개인정보보호위원회 10건이 뒤를 이었다. 이들 기관에는 총 5130만원의 과태료와 과징금이 부과됐다.
유출된 개인정보의 범위는 광범위하다. 국토부에서는 주민등록번호와 외국인등록번호가, 국세청에서는 성명·주민등록번호·건강보험·신용카드 사용내역 등 민감한 정보가 빠져나갔다. 국방부의 경우 특수임무수행자 보상심의위원회 홈페이지 가입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 생년월일, 주소, 이메일 등 회원 정보가 포함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역시 개인정보 영향평가 전문교육 신청자의 이름·기관명·직위·전화번호 등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막대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보안 실효성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주요 기관들의 5년간 보호 예산은 4737억원으로, 전체 정부 예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국방부(2865억원), 개인정보보호위원회(1455억원), 국세청(342억원)은 전체 51개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상위권에 속했다.
추 의원은 "최근 기업에서 연달아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해 국민들의 불신이 커진 상황"이라며 "정부도 매년 예산을 늘리고 있지만 실효성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개인정보보호를 총괄하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국방부에서조차 유출이 발생한 것은 정부 전체의 보호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점검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