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영업이익률 54%’ 삼척블루파워 딜레마, 송전 지연 탓 자산 손상 평가

공정가치 산정한 회계법인 자산손상 평가 가동률 미미하지만 전력거래소 보상금 이익에 미리 계상 송전 지연되면 현금 회수 차질…유동성 문제 우려

2025-09-29     이재영 기자
지난 2023년 9월12일 강원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와 기후정의동맹 등 7개 기후환경단체가 삼척화력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던 모습. 뉴스1

삼척블루파워는 송전차질에 따른 저조한 가동률 탓에 회계법인으로부터 자산 손상 평가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영업이익률 54% 흑자라는 우수한 장부 실적 뒤에 가동률 15% 미만, 현금 유입 부재라는 모순이 부각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척블루파워(포스코인터내셔널 29% 자회사)는 송전선로 건설 지연에 따른 송전제약으로 화력발전소 가동률이 15%에 미달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회사는 전력거래소와의 계약상 손실을 보전하는 회계방식을 쓰고 있어 되레 영업흑자가 커진 상태다.

한국전력거래소는 국가 전력 시스템의 안정과 장기적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총괄원가 보상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발전사업자가 감가상각비, 적정 투자보수, 운영비 등 상업운전에 필요한 총원가 전체를 회수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주로 기저 발전이 여기에 해당한다.

삼척블루파워가 가동하는 석탄화력발전은 환경문제로 주민 반대도 극심했지만 정부의 기존 전력수급계획에 따라 2024년부터 올해까지 순차적으로 1, 2호기 준공 후 가동에 들어가 총괄원가 보상을 받게 됐다. 그래서 실제로는 가동률이 저조해 적자를 면하기 어렵지만 거래소로부터 보전받을 보상금(미정산금)을 자산으로 계상하고 매출원가에서 차감했다.

이로 인해 올 상반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률은 53.6%에 달했다. 관련 영업현금이 유입되지 않았지만 장부상 이익만 폭증한 수치다.

이 가운데 지난 반기말 회사 자산에 대한 공정가치를 산정했던 회계법인은 장부가가 손상된 것으로 평가했다. 준공 자체도 공기가 지연됐고 송전제약에 따른 가동률 부진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다는 전언이다.

미정산금은 송전제약 해소라는 불확실한 미래 사건에 그 회수가 달려 있다. 매출원가(발전 비용)를 감소시켜 이익을 높이는 방식은, 해당 비용 발생 시점에 대응되는 실질적인 수익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회계 정보 이용자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또 미정산금이 자산으로 인식되려면 미래 경제적 효익의 유입 가능성이 높고 금액을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있어야 하지만, 송전망 건설 지연 등으로 회수 시기가 지연될 뿐 아니라 회수 자체에 불확실성이 내포돼 있어 자산 인식의 타당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미정산금을 즉시 이익에 반영하면 손익계산서상 수익성은 개선되지만 미회수금이 누적될수록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고 영업이익률 등 주요 지표에서 왜곡되거나 은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영업이익률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산출돼 본질적인 수익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송전제약은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의 지연 때문이다. 동해안 송전선로 건설의 마지막 단계인 동서울변전소 증설 공사가 지역 주민 반대로 인허가 갈등을 빚고 있다. 해당 선로는 원전을 먼저 송전하면서 석탄발전소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따라 전력 수요는 증가하지만 송전망 문제로 지방에서 건설된 발전원이 적자를 보고 그 손실을 국가가 보전해주는 기형적인 형태”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이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