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대전환, 5년간 80조원 투입
“생산적 금융 전환·포용금융 확대에 앞장” 임종룡“경기 회복의 골든타임 놓치지 않겠다”
우리금융그룹이 2025~2030년 5년 동안 총 80조원을 투입해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을 동시에 확대한다.
◇ 생산적 금융 73조…투자 17조·융자 56조
29일 우리금융지주는 서울 명동 사옥에서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합동 브리핑을 열고 구체적 실행계획을 제시했다.
이날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기업 성장단계별 자금공급 체계를 전면 재정비해 생산적 금융 전환과 포용금융 확대를 이끌겠다”며 “민관 협력을 통해 경기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그간 제기된 ‘이자 장사’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자본과 여신 역량을 첨단전략산업으로 재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증권과 보험까지 더해 명실상부한 종합금융그룹이 된 만큼 ‘기업금융 명가’의 전통을 복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은 80조원 중 73조원을 생산적 금융에 배정했다. 투자 17조원은 국민성장펀드 10조원(민간 첫 참여)과 그룹 자체투자 7조원으로 구성된다. 자체투자 7조원은 그룹 공동투자펀드 1조원, 증권 중심 모험자본 1조원, 자산운용 계열 신규 펀드 5조원으로 나뉜다. 임 회장은 “민간 모험자본을 산업 전반의 성장동력으로 연결하겠다”며 “공공펀드와 그룹 자본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스케일과 속도를 동시에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융자 56조원은 K-Tech 프로그램 19조원(바이오·AI·방산 등 10대 첨단전략산업 밸류체인), 지역소재 첨단기업 육성 16조원, 혁신벤처 11조원, 국가주력산업 수출기업 7조원, 우량 중소기업·첨단인력·소상공인 금융 3조원에 투입한다.
그는 “대기업과 협력사 동반성장을 촉진하고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K-Tech 프로그램은 대표 기업의 공급망 전후방 수요를 묶어 맞춤형 자금지원을 제공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임 회장은 “핵심 장비·소재·인프라까지 포괄 지원해 기술축적과 상용화를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룹 공동투자펀드 1조원은 첨단전략산업 인프라, 지역경제 활성화, 유망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증권 중심 모험자본 1조원은 스타트업부터 중견·대기업까지 생애주기별로 후속투자와 프리(Pre) 기업공개(IPO), 구조화 금융을 병행한다. 자산운용 계열 신규 펀드 5조원은 에너지 전환, 지역 전략산업, 구조혁신 기업 등에 중장기 자본을 공급한다.
임 회장은 “투자 기능을 여신과 분리해 독립적으로 강화하겠다”며 “이자수익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기술·성장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 포용금융 7조…금리 인하·상생보증 확대·접점 확충
포용금융에는 7조원을 배정한다. 서민금융 대출을 넓히고 상생보증대출 재원 4800억원 출연, 정부 연계사업 1조원 등을 포함한다. 임 회장은 “저신용·성실상환 고객의 금융비용을 실질적으로 낮추겠다”며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신규 고객에는 0.3%포인트(p), 기존 성실상환 4~7등급은 0.4%p, 8등급 이하는 최대 1.5%p 금리를 인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5년간 약 55만명이 직접 혜택을 보도록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서민·소상공인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는 현 6곳에서 11곳으로 확대한다. 연체·재기 지원을 위한 공적 프로그램과의 연계도 강화한다. 임 회장은 “취약계층 유동성 공급을 체계화하고 신용회복의 선순환을 만들겠다”며 “현장 접근성을 높여 제도의 체감도를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지배구조 측면에서 소비자보호총괄임원(CSO) 임기를 2년 보장하고 이사회 임면권을 부여한다. 임 회장은 “은행권 최초로 ‘금융사기예방부’를 신설해 21명이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에 전담 대응하겠다”며 “소비자보호 협의회를 정례화해 불완전판매를 근절하고 분쟁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당국의 모범 관행을 신속히 이행해 독립성과 책임성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생산적·포용금융 확대에 따른 건전성 우려를 줄이기 위해 주택담보·임대사업자 대출을 첨단전략산업 대출로 리밸런싱한다. 감독당국의 위험가중치 조정분은 생산적 금융에 우선 반영한다. 동일 기업에 대한 직·간접 투자 모니터링과 사후관리 전담조직을 통해 여신·투자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한다.
임 회장은 “올해 보통주자본비율 12.5% 달성과 중기 13% 목표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며 “리스크 관리 역량도 산업 특화형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